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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조립건물 완공에 불과 사흘…기존 추정치 보다 빨라


평안남도 평성의 ‘3월16일’ 공장을 찍은 1월9일자 위성사진. 공장 앞에 ICBM 조립건물(붉은 원 안)로 추정되는 시설이 세워져 있으며 그 뒤로 긴 그림자도 보인다. (제공=Planet)
평안남도 평성의 ‘3월16일’ 공장을 찍은 1월9일자 위성사진. 공장 앞에 ICBM 조립건물(붉은 원 안)로 추정되는 시설이 세워져 있으며 그 뒤로 긴 그림자도 보인다. (제공=Planet)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건물을 불과 사흘 만에 완공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짓는데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던 중요한 미사일 시설을 실제로는 기초공사 후 이틀이면 완성해왔던 겁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ICBM 조립건물을 건설한 곳은 평안남도 평성에 위치한 ‘3월16일’ 자동차 공장입니다.

‘VOA’는 지난 3일 위성사진 업체 ‘디지털 글로브’의 지난 11월21일과 10월24일의 위성사진을 비교해 이 조립건물이 한 달 이내에 완성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단위로 위성사진을 촬영하는 ‘플래닛’을 통해 같은 지점을 살펴 본 결과 조립건물은 완성되기까지 불과 2~3일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CBM 조립건물로 추정되는 시설이 3일 만에 세워지는 모습. 왼쪽부터 지난해 11월12일과 14일, 15일자 위성사진으로 빈 공간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제공=Planet)
ICBM 조립건물로 추정되는 시설이 3일 만에 세워지는 모습. 왼쪽부터 지난해 11월12일과 14일, 15일자 위성사진으로 빈 공간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제공=Planet)

실제로 지난해 11월12일 ‘3월16일’ 자동차 공장을 찍은 위성사진에는 조립건물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특히 주변의 높은 건물에서 확인되는 그림자는 없고, 대신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만 기초공사의 흔적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4일 같은 곳을 찍은 사진에는 검정색으로 보이는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 확인됩니다. 다른 건물과 마찬가지로 북서쪽으로 그림자도 나 있습니다.

건물의 기초가 확인된 12일로부터 불과 이틀 밖에 안 지났는데 최소 30m 높이에 이르는 건물이 들어선 겁니다.

다음날인 15일 위성사진을 보면 건물은 이미 완성돼 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이 조립건물이 최종 완성된 시점을 11월15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re is still enough detail…”

12일 위성사진에선 구조물들이 콘크리트 혹은 공터에 깔려있지만, 14일 사진에선 지붕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벽이 만들어진 게 보이고, 15일엔 지붕까지 덮였다는 분석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사흘 만에 미사일 조립건물을 완성한 건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at’s impressive…”

그러면서 이후 같은 장소를 찍은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살펴 보면 외벽과 지붕에 플라스틱 재료가 쓰인 흔적이 발견되고, 이것이 어떻게 건물을 빨리 지었는지 설명할 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7일 조립건물의 지붕이 바람 등에 의해 일부 파손된 것을 볼 수 있고, 9일 위성사진에선 이 지붕이 수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VOA’가 보도했던 지난 11월21일자 ‘디지털 글로브’의 위성사진에는 트럭을 생산하는 이 공장 앞부분에 직사각형 모양의 해당 조립건물이 세워진 사실이 확인됐었습니다.

‘3월16일 공장'을 지난해 4월 촬영한 '구글어스/DigitalGlobe' 제공 위성사진(왼쪽)과 지난해 11월 21일 촬영한 'TerraServer/DigitalGlobe' 제공 위성사진. ICBM 조립건물로 추정되는 시설이 새로 세워진 것을 알 수 있다.
‘3월16일 공장'을 지난해 4월 촬영한 '구글어스/DigitalGlobe' 제공 위성사진(왼쪽)과 지난해 11월 21일 촬영한 'TerraServer/DigitalGlobe' 제공 위성사진. ICBM 조립건물로 추정되는 시설이 새로 세워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건물은 세로 약 35m, 가로 15~18m였으며, 높이는 약 30~35m로 추정됐는데 윗부분에는 크레인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물이 동창리 서해미사일 발사장에 만들어진 미사일 조립공장과 유사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11월29일 평성 일대에서 ICBM급 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을 발사한 북한은 발사 전, 이 조립건물을 이용해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 에 탑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센 연구원은 북한이 ‘3월16일’ 공장에서 9륜 이동식발사차량도 만들었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ICBM 발사 당일인 지난해 11월 29일은 물론, 같은 달 4일에도 해당 공장을 방문했는데, 이 역시 이동식발사차량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입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 역시 지난 3일 ‘VOA’에 (조립건물은) 이동식발사차량이 만들어지는 동안 미사일의 발사대를 세우고 있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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