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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국 내에서 중국의 대북제재 의구심 높아져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 2397호가 채택된 후 우하이타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 2397호가 채택된 후 우하이타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비밀리에 북한에 지원을 제공하고, 대북 밀무역을 묵인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위반하면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게 확인된 사실인가요?

기자) 일부는 확인이 됐고, 일부는 의혹이 불거진 수준입니다. 가령 중국 선박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를 환적했다는 의혹은 미 재무부가 위성사진과 함께 제기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현행범으로 걸렸다’며,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유입되도록 계속 허용하는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선박이 석유 환적에 개입했다고 해도, 이 것을 중국 당국이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 않나요?

기자) 네, 문제의 중국 선박이 중국 당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설사 민간기업 차원의 불법 행위라고 해도 중국 당국이 책임에서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정부뿐 아니라 민간 부문의 안보리 제재 이행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북한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에 직접 나섰다는 언론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보수우파 성향의 온라인 매체가 그런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기밀문건을 입수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더라도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경우 대북 교역과 지원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중국 당국이 마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가 입수했다는 기밀문건은 북한의 6차 핵실험 12일 뒤인 지난해 9월15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불법적인 대북 지원과 교역을 이어간다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는 크게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대외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이는 중국이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지 않으면 강력한 제재로 북한을 압박해 비핵화 대화에 나서도록 한다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노력이 헛수고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자) 사실 앞서 제기된 선박 간 환적이나 당국 차원의 비밀 지원 외에 북-중 국경지역에서의 밀무역도 대북 제재에 큰 구멍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단둥 등 북한과 인접한 중국 도시들에서는 꽃게 등 수입이 금지된 북한산 수산물이 여전히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워 대북 밀무역 단속에 매우 소극적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은 대북 제재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정보기관 등이 파악한 내용이라며, 제재가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 심지어 북한 군부까지 압박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대체로 중국이 제재와 관련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추가로 좀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의 제재 이행과 관련한 의혹들은 내용이 과장되거나, 실제 상황과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미국 내 일각의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가짜 뉴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매체가 입수했다는 공산당 내부문건에 대해 `위조된 가짜 문건’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미 재무부의 발표와 언론매체의 보도에 대해, “북 핵 교착 국면의 책임을 중국에 씌우려는 적대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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