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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한동맹, 김정은 신년사로 시험대 올라


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평양까지의 거리와 미국까지의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다.
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평양까지의 거리와 미국까지의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로 미-한 동맹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남북대화와 병행해 북한의 비핵화라는 동맹의 핵심 목표를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는 미국과 한국을 극명하게 구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미국에는 핵 위협을 가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화 제스처를 보인 점이 두드러집니다. 과거 북한의 입장이 주로 한국과의 대화는 거부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는 적극성을 보이는 이른바 `통미봉남’이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통남봉미’ 의도를 드러낸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신년사에서 나타난 통남봉미가 미-한 동맹을 새로운 시험대에 올려놓았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에는 강한 의지를 밝혔는데요, 이 것이 미-한 동맹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핵심 목표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남한과 핵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없는 상황에서, 비핵화가 빠진 남북대화는 자칫 대북 압박과 제재에 초점을 맞춘 미국과 엇박자를 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는 사진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는 사진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진행자) 남북대화에 대한 북한의 제스처가 미-한 동맹의 북 핵 공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뜻인가요?

기자) 북한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내비치는 등 이른바 `대화 공세’를 펼쳤고, 한국 당국은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특히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밝히는 대목에서 민족자주와 우리민족끼리 원칙, 외세의 간섭 배제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때문에 미-한 동맹의 입장에서는 남북대화와 대북 압박을 어떻게 조화롭게 병행하느냐가 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이 북 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참가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고, 이로써 파탄 상태에 있는 남북관계를 복원해 북 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습니다. 특히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나선 것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과의 대화채널을 열어 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의 신년사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 본토 전역이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고, 핵단추가 자신의 사무실 책상 위에 있다며 미국을 위협했습니다.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대량생산해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발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국과의 대화를 강조한 북한의 의도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결국, 미-한 두 나라의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에 앞서 미국 측과 사전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신년사에 호응해 남북 간 대화에 나서려면 미국과의 공조와 상호 협력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당장 올림픽 이후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만 해도 미국과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건 아닌가요?

기자) 김 위원장은 한국 당국이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화답해 나서야 한다’며 연합군사훈련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명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신년사의 전반적인 기조는 핵 무력 완성을 강조하면서 국면을 전환해 보려는 의도가 두드러집니다.

진행자) 이번 신년사를 통해 본 미-북 간 대화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은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핵 선제공격의 의사가 없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이 공세적이라기 보다는 방어적 성격에서 나온 것임을 엿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김 위원장이 평창올림픽 기간 중 핵. 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미-북 간 대화의 가능성도 그 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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