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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해설] 외국 인사 잇따라 초청하는 북한, 한계 뚜렷


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왼쪽)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왼쪽)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외국 인사들을 평양으로 잇따라 초청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제와 압박 속에서 나름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지만, 한계는 뚜렷해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스웨덴 정부의 한반도사무 특사가 이번 주 평양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켄트 해슈타트 특사가 주인공인데요, 북한 측 보도에 따르면 해슈타트 특사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방북해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한성렬 외무상 부상 등을 면담했습니다. 해슈테트 특사는 방북에 앞서 베이징에서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쿤쉬안유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달 초에는 유엔의 2인자인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초청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프리 펠드먼 사무차장도 방북 중 리용호 외무상을 면담했고요, 평양주재 외교사절과 유엔 현장사무소 관계자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러시아 의회 대표단을 초청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외국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정세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핵 문제에 대한 나름의 입장과 논리를 설명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부 인사가 전하는 국제사회의 기류를 듣고 자신들의 입장을 재검토하는 조짐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핵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부터 체제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비핵화는 이런 미국의 적대정책과 핵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절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한 인도주의적 어려움도 적극 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실제로 펠트먼 차장의 방북 이후 언론들은 제재로 유엔과 국제 비정부기구들의 대북 인도주의 활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을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의회 대표단도 북한 주민들의 민생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사회의 제재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북한이 최근 방북을 초청한 외국 인사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우호적이거나,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해 온 기구나 나라 출신들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가령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소극적일 뿐 아니라, 북한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중국을 대신해 대북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분쟁 조정과 중재 역할을 임무로 하고 있는 유엔은 스웨덴과 더불어 대북 지원 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최근 유엔 무대에서도 이전과는 달리 자국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서는 양상 아닌가요?

기자) 네, 가장 가까운 사례가 지난 15일 북 핵 문제를 논의한 안보리 이사국 장관급 회의였는데요, 예상 외로 자성남 유엔주재 대사가 직접 참가해 북한의 입장을 항변했습니다.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리수용 당시 외무상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이사국들의 비판에 반발해 앞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자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기자)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북한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에 동참하는 나라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북한의 문제는 자국의 입장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유엔이 금지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와의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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