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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해상차단 성패 전망 엇갈려…“국제사회 협력 필수”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항모강습단이 지난 10월 한반도 남서쪽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 해상을 봉쇄하거나 차단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작전의 개념과 파급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무역을 절반 가까이 축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작전 범위가 넓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관론도 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미국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 비난하는 성명에서 해상 보안 강화 등 추가적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다음날인 29일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해상차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사 전문가들은 해상차단(interdiction)과 해상봉쇄(blockade)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Interdiction to me is that we are going to stop selective ships on the high seas or as they are about to enter North Korean ports. Blockade means that you just block all traffics entering North Korean ports.”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과 해병대지휘참모대학 교수를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해상차단’은 특정 선박을 영해상이나 북한 내 항구로 들어가기 직전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해상봉쇄’는 북한 내 항구에 입항하는 모든 선박의 운항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해상 차단 조치를 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Well they are already authorized to do that. Under the PSI obviously, there are over 100 member states now. One would hope that was going on already”

100개국 이상이 합의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따라 북한에 들어가는 선박을 멈출 수 있다는 겁니다.

존 맥로린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도 최근 ‘VOA’에 해상봉쇄가 하나의 옵션이라며, PSI 국가들과 함께 북한의 선박을 멈추고 안에 실린 물품을 조사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벡톨 교수는 현재 미국이 하려는 정책은 재래식이나 대량살상무기를 확산시키는 데 사용되는 북한 선박들을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I think what they are probably doing now is selective interdiction of targeted North Korean ships or other types of transportation that are being used to proliferate both conventional and WMDs.”

그러면서도 북한에는 작은 규모의 항구가 많고 적법하지 않은 선박이 운항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모든 선박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해상봉쇄는 전쟁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용어의 선택을 다르게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CIA 국장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리처드 베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VOA’에 해상봉쇄는 전쟁행위라며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 당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당시 미국이 봉쇄라는 단어 대신 격리(quarantine)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전쟁행위로 간주되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입니다.

벡톨 교수도 같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The way we got around calling that a blockade, by the way it is an act of war, and United States did not call it a blockade. They called it a quarantine.”

그러면서 미국이 실제로 북한을 봉쇄하길 원한다면 쿠바 사태 때처럼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해상봉쇄를 선전포고로 간주한 것은 북한의 우스꽝스러운 기존 수사들과는 달리 옳은 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상봉쇄의 효과와 성공 여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습니다.

미 육군사관학교 교수를 지낸 매사추세츠 로웰대학교의 제임스 포레스트 교수는 상징적 조치 성격이 짙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포레스트 교수] “A naval blockade against North Korea might seem attractive to those in the U.S. who want a visible show of force, but the effectiveness of such a blockade would depend on several factors which the United States has no real control over.”

해상 봉쇄는 군사력 과시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매력적인 제안일 수 있지만 해당 작전에는 미국이 제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해상봉쇄를 위해 필요한 주변국들의 도움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포레스트 교수] “I don’t really think either South Korea or China would react positive to that. I think they will see that too provocative. They are just trying to keep the lid on this …tension that has been going on for decades there with North Korea.”

포레스트 교수는 한국이나 중국 모두 해상봉쇄를 너무 도발적인 행동으로 간주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수십 년간 이어져온 현 긴장상태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겁니다.

베츠 교수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긴 육상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상차단 정책이 시행돼도 북한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품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협조해야 성공할 수 있지만 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해상봉쇄가 진행된다면 미국은 이를 위반하는 어떤 국가의 선박도 공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습니다.

베츠 교수는 또 북한이 크게 반발하지 않고 해상봉쇄가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이 뚜렷한 결과도 없는 과정과 인도주의를 문제 삼는 비판 여론을 몇 달 혹은 몇 년이고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반면 벡톨 교수는 해상봉쇄가 이어진다면 북한의 목을 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That would choke them up…They also do a lot of international trade, especially illicit trade, and if we cut that off that is going to take out big chunk out of their economy up to 40%.”

해상봉쇄는 북한 국제무역의 상당 부분, 특히 불법 거래를 막아 북한 경제를 최대 40%까지 도려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벡톨 교수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독자적 작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First problem of course it would be very resource intensive for the U.S. Navy. Assuming that ROK navy will also be participating it would still be a very resource intensive activity. North Korea has two coast line and that is lots of coast line.”

벡톨 교수는 동서에 걸쳐 해안선이 있는 북한의 경우 관리해야 하는 영해가 매우 넓다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 미 군함의 수가 1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해당 작전에 군사 자원을 투자하기에는 다른 지역에서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습니다.

반면 포레스트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모든 해안을 봉쇄할 군사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포레스트 교수] “The U.S. certainly has the military superiority that would allow it to blockade entire coast of North Korea.”

정확히 몇 척의 군함이 필요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론적으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 총사령관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해상봉쇄 작전에는 약 20척의 군함이 필요하며 미군 함대만으로도 가능한 작전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사령관] “Maritime interception operation would require about 20 ships, 10 on each coast. We would have to have a cooperation from China and Russia, or at least acquiescence.”

스타브리디스 전 총사령관은 군사 기술 등의 해상 유입로가 막힐 경우 지상 국경을 통한 거래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과의 협조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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