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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북한선박 저지, 공해상 불법활동 끊을 지 주목


지난 2013년 신고하지 않은 무기를 싣고 항해하다 파나마에서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 호.

최근 국무부가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차단 조치를 새로운 제재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각종 편법을 동원해 제재 선박을 불법 활동에 이용하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함지하 기자가 관련 실태와 대응 방안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을 해상에서 저지하고 수색해야 한다는 주장은 공해상에서 공공연히 이뤄져 온 북한 선박의 의심스러운 활동 때문에 제기됐습니다.

북한 선박들은 국제사회 제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공해상을 자유롭게 운항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돼 왔습니다.

이런 불법 활동의 중심에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있습니다.

AIS는 선박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현 위치 정보와 함께 선박의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선박의 출발지는 물론 도착지 정보도 관련 기구에 보고됩니다.

국제해사기구 (IMO)는 국제 수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이 AIS를 상시 켜둔 상태로 운항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다만 해적 출몰이 빈번한 지역을 운항할 때 등 부득이한 경우엔 AIS를 끄는 것을 허용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북한 선박들은 이런 부득이한 상황과 관계 없이 AIS를 끈 채로 운항한다는 의혹이 자주 일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쿠바에서 선적한 무기 등을 싣고 운항하다 파나마에서 억류됐던 청천강 호를 비롯해 AIS를 끄고 운항을 하다 국제사회에 적발된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3월 안보리가 북한 선박 31척을 제재했을 땐 이들 선박들이 AIS 신호를 바탕으로 표기되는 실시간 지도에서 일제히 사라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북한 선박들이 AIS를 끄고 있다는 정황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합니다.

또 최근 미 재무부는 북한 선박인 례성강 호가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맞댄 상태에서 화물을 옮기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대북제재 위반 정황이 담긴 사진. 조선 금별무역회사가 소유한 ‘례성강’ 호가 다른 선박에 물건을 옮겨 싣고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대북제재 위반 정황이 담긴 사진. 조선 금별무역회사가 소유한 ‘례성강’ 호가 다른 선박에 물건을 옮겨 싣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선박간 환적을 금지하고 있어, 례성강 호의 행위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아울러 례성강 호는 탱커, 즉 유조선으로 현재 약 20척의 북한 유조선들이 7월을 전후해 일제히 운항을 멈춘 것으로 최근 ‘VOA’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선박들이 단순히 AIS를 끈 것이라면 여전히 운항을 하고 있다고 해도 국제사회는 이를 알 방법이 없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이 같은 허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창 변호사] “The North Korean ships could have…”

북한 선박들이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중국 등 일부 나라들이 북한 선박을 포함한 제재 선박들의 불법 행위 근절에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해상 차단 방안을 촉발시킨 계기로 분석됩니다.

‘VOA’는 최근 중국 근해에서 안보리의 대북제재 선박 2척을 발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문제의 선박인 페트렐 8와 하오판 6호는 각각 지난 10월과 11월 중국의 항구에서 멀지 않은 지점을 일주일 넘게 맴돌다, 어느 시점 AIS 신호가 포착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제재 선박들은 중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에 입항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원국이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지난 10월 ‘VOA’에 제재 선박이 굳이 입항을 하지 않더라도 자산 동결 대상이 된다고 말했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It gives the Chinese sort of…”

국제 해양법이 각국의 영해로 인정하고 있는 12마일, 즉 19km 이내 수역에 머물고 있다면 유엔 제재에 따라 중국 정부가 몰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당시 페트렐 8와 하오판 6호는 모두 12마일 이내 수역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북한 선박이 ‘편의치적’ 방식을 이용해 다른 나라의 선적을 취득해 운용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멀쩡한 북한 선박을 아프리카나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 등록시키면서 소위 다른 나라 선박 행세를 했던 겁니다.

또 최근 일부 북한 선박들이 다른 나라 항구 등에서 선적을 피지로 기록했지만, 피지 당국은 ‘VOA’에 이들 선박들이 허위 서류를 내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뉴콤 전 분석관은 북한 선박이 AIS를 끄는 것 외에도 이름을 바꾸거나 선박의 국적 혹은 운항 회사를 바꾸는 방법을 자주 동원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다만 지난해 이후 북한의 우방국인 몽골을 비롯해 탄자니아와 시에라리온 등이 대거 북한 선박의 등록을 취소하면서 ‘편의치적’ 논란은 다소 수그러든 상태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방식이 동원됐던 북한 선박의 불법 활동이 미국 정부의 ‘해상 차단과 검색’ 조치로 근절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 비난하는 성명에서 해상 보안 강화 등 추가적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헤더 노어트 대변인도 다음날인 29일 같은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노어트 대변인] “…So there is language that pertains to the maritime interdictions. It appears that this will be a new level of maritime interdictions, but yet some of those details are still being worked out…”

이미 유엔 안보리 결의에 해상 차단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있지만 새로운 수준의 해상 차단 방안을 의미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고 노어트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9월 작성한 결의 2375호 초안에서 대북제재위원회가 지정한 화물선을 공해상에서 차단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유엔 회원국들에게 권한을 부여한다고 명시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상임이사국들이 최종 논의 끝에 화물선의 등록 국가가 동의할 때만 검색할 수 있고, 무력 사용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수위가 크게 완화됐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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