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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미 해군자산 증강해 중국의 대북압박 유도해야”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항모강습단이 지난 10월 한반도 남서쪽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항모강습단이 지난 10월 한반도 남서쪽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역내에 중국이 원하지 않는 안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링컨 블룸필드 전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활동한 블룸필드 전 차관보는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일본과 괌에 이르는 태평양 라인을 따라 미사일 방어망을 포함한 해군 자산을 대폭 강화해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대북 압박에 나서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선제공격 등 주도적인 군사 옵션보다 강력한 방어망 확충을 통해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블룸필드 전 차관보를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 행정부와 의회 내에서 대북 선제공격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행 가능한 옵션이라고 보십니까?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북한 문제에 있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안보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북한을 옥죌 매우 강력한 유인책을 제공해서 북한이 호전적 태도에서 물러서게 만드는 환경을 말하는 겁니다. 북한이 스스로 이익이라고 느끼는 소모적이고 공격적인 도발을 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도록 만드는 정책과 계획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선제공격을 옵션으로 둬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까?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계산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군사 옵션을 우선 순위에 두진 않습니다. 비무장지대(DMZ)와 그곳에 배치돼 있는 위험한 무기들이 서울에 떨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단 한 발의 대포 발사 위협도 서울을 극심한 공포로 몰아넣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니까요. 따라서 강력하고 포괄적 정책과 행동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능동적인 대응이 아니라 공격에 대한 대응이죠.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적극 방어해주지 않으면, 일본과 한국 등의 핵무장 경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중국은 누구보다도 이런 상황을 원치 않습니다. 북한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태평양의 미사일 방어 태세를 탄탄하게 갖추는 전략적으로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기자) 중국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셨는데요.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중국은 미국의 해양 미사일 방어 장막에 의해 포위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겁니다. 이런 상황을 원치 않으면 중국은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북한이 식량과 연료 등을 지원받지 못한 채 주민들을 굶게 만들든지, 아니면 태도를 바꿔 진전을 이룰 것인지 선택하도록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태도를 바꾸면 긍정적인 미래를 볼 수 있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적이 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습니다. 따라서 남북한 통일이 안보적 관점에서 어떤 모습이 될지 중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에게 확신시켜 주는 노력을 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게도 환영할 일이고 북한을 덜 대결적으로 만드는 정책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이미 산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들을 계속 하는 겁니다. 괌과 일본을 보호하기 위해 해군 병력을 역내에 배치하는 등 다양한 군사 조치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괌과 일본까지 태평양 라인을 따라 미국의 강력한 해군 자산을 재배치하는 포괄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분명히 중국이 환영할 시나리오가 아닐 겁니다. 중국 군대 현대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격이 될 테니까요. 미국은 최첨단의 미사일 탐지와 방지 능력을 갖추게 될 텐데요. 미국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일본과 한국은 연쇄적으로 (핵)무장에 나서 동북아 지역에서 군비 확장 경쟁이 일어나게 될 겁니다. 따라서 미국은 태평양을 해군 자산으로 차단할 포괄적 계획을 세울 모든 권리가 있습니다.

기자) 미국이 북한에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 있다고 보십니까?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레드라인은 있습니다.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설정할 때는 이미 대응 방안이 결정돼 있는 겁니다. 이 라인을 넘으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뜻이죠. 그 행동은 군사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어떤 군사 행동을 취하든 그 대가는 엄청나고 참혹하며, 미국은 북한 정권을 끝낼 것이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레드라인이 뭔지 이미 암시했습니다.북한이 무언가 시작하려고 한다면 이는 한국에 대한 위협이므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추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때는 북한이 방어할 수 없을 정도의 공격이 가해질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 점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기자) 중국 고위 관료들과 북한 붕괴에 대해 논의해 보셨는지요?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 부시 행정부에서 일할 당시, 국무부 대표로 국방부 차관과 함께 국방 관련 양자 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중국 외교부장 등 고위 관료들을 만나 북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김정일에 왜 더 많은 압박을 가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북한 정권의 붕괴를 두려워하더군요. 그들은 북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이 동북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중국 측의 우려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실업, 난민, 긴장 고조, 무정부 상태 등이 중국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고요.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야 미국은 통일 한반도와 중국 접경에 미군을 배치할 의도가 없음을 중국에 확신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링컨 블룸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중국의 대북 압박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 제안을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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