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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국의 새 대북 접근방식과 북 핵 문제 해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워싱턴DC에서 미국 애틀랜틱 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북 간 대화의 문턱을 크게 낮춘 것인데요,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접근방식이 북 핵 문제 해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건가요?

기자) 어제(12일) 워싱턴에서 열린 공개 토론회에서 연설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외교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 그리고 비핵화 의지를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해 왔는데요, 이런 입장이 바뀐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적어도 첫 만남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하겠다는 겁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대화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입장과는 확연히 다른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대화의 중요한 조건으로 강조하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했었지요?

기자) 맞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8월에만 해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대화는 생산적이지 않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또 국무부도 미-북 간 대화가 이뤄지려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를 뒤로 돌릴 계획을 갖고 대화 테이블로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 핵 협상에 대한 틸러슨 장관의 기본 구상은 어떤 건가요?

기자) `우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 만남의 형식은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만나서 그저 날씨 얘기를 해도 좋다. 그 다음에는 앞으로 비핵화를 어떻게 이뤄나갈지 로드맵을 마련해 보자’는 겁니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 목표를 어떻게 이뤄나갈지에 대해서는 북한과 마주 앉아 논의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북 간 대화에 관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종종 트럼프 행정부 내부적으로 조율이 덜 된 상태에서 나온 듯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가요?

기자) 틸러슨 장관도 그런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북한이 이미 핵 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한 상황에서 비핵화를 대화의 조건으로 삼는 건 비현실적’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 매우 현실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에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견해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이 성명이 틸러슨 장관의 새로운 대화 전략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앞서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일정 기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중단하는 것을 대화의 조건으로 언급했었는데요, 틸러슨 장관은 이 조건도 내려놓은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대화 중간에 또다른 시험을 결정한다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화에 앞서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휴지기가 어느 정도나 지속돼야 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북한과의 대화에 관한 미국의 입장이 바뀐 이유가 뭔가요?

기자) 북한이 주장하는 `핵 무력 완성’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급성과, 대북 군사적 옵션에 현실적인 제약이 많은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레이스, 경주를 하고 있다’거나, `현 시점이 충돌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들은 이런 절박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어제만 해도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 포기 발표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는다면 아무 것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점점 커지고 있는 위협을 최소화 하고, 이어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보다 하루 전에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 자체로 잃는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제안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까요?

기자) 틸러슨 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과 2~3개의 대화채널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던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으로부터 대화에 관한 북한의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발언은 북한과의 직간접 접촉을 거쳐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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