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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트럼프 행정부 북한과의 대화 의지 높여...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


지난달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
지난달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북한이 두 달 이상 미사일 발사 등을 멈추면서 두 나라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화 의지가 어느 정도 엿보인다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양측의 만남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버스타트 연구원] “In principal it’s clear that…”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상황에서 물어야 할 질문은 (양측이) 대화에 얼마만큼의 심각성을 두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무엇을 놓고 대화할지, 어떤 점에 합의를 이룰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확실하게 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또 두 나라가 다양한 레벨에서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이 60일 동안 도발을 멈추면 이를 대화를 재개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이 같은 주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이런 미 당국자들의 발언이 북한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노퍼 부회장] “…it’s clearly the restraint on…”

미국 정부는 북한의 무기 실험 자제가 유익하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 오기 위해 일종의 유예기간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확실성을 내세우면서 공격 위협을 명확히 해 왔지만 이제는 (북한과의) 외교 선택지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은 약간의 훈련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긴급한 행동이나 선제 공격 위협은 줄어들고 대신 ‘최대 압박을 통한 제재 외교’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미국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응할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60일 넘게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것만으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에버스타트 연구원] “The lack of testing may…”

무기 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무기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무기 실험 중단의 이유가 어떤 것이든, 이를 통해 대화의 계기가 만들어진다면 이를 굳이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양측의 대화가 시작된다고 해도 ‘합의’가 이뤄지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에버스타트 연구원] “It’s very hard to imagine…”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반면 미국과 동맹들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매닝 연구원도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를 고려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어느 때라도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제재가 이제 막 북한 경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한 만큼 북한으로서도 몇 개월 후에는 목표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노퍼 부회장도 북한의 ‘60일 도발 중단’이 미국의 대화 요구에 응하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퍼 부회장] “That’s one possibility. Clearly it seems that sanctions…”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건 분명하고, 따라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한 가지 가능성으로 볼 순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과거 사례로 볼 때 지금은 북한이 무기 실험을 중단했던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에 ‘60일 도발 중단’을 확대 해석하고 싶지 않다고 노퍼 부회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VOA’에 북한이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잠시 무기 실험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은 일시적일 뿐이며, 북한은 회담에 나서기 전에 미국이 경제와 외교부문에서의 압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건 미국에게 실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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