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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빈만찬 참석 탈북청년 “정보 유입이 북한 변화 초석”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 국빈 방문 기념 만찬에 한 탈북 청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탈북 난민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30살의 청년 이성주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꽃제비 출신으로 15살 때 탈북한 이 씨는 영국 외교부가 제공하는 장학금을 받아 영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의회에서 인턴 생활을 했으며, 한글뿐 아니라 영문으로 된 자신의 책 ‘Every Falling Star’까지 펴냈습니다. 또 미-한 교육 협력의 상징인 풀브라이트 장학금 후보생으로 선정돼 학교가 결정될 경우 미국 유학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서울의 김영권 특파원이 9일 이성주 씨를 만나 국빈 만찬에 참석한 소감을 들어 봤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맞아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최한 만찬에 탈북민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하셨습니다. 어떤 계기로 참석하게 됐나요?

이) 국빈 만찬에 초대됐다고 들은 것은 지난주 금요일이었습니다. 미국대사관을 통해서 통보를 받았고요. 이후에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고 외교부에서도 전화가 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국빈 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빈 만찬에 탈북민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하게 됐고 그래서 대표성을 가졌다고 느꼈습니다. 참 감사했던 것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탈북민들에게 상당한 관심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감사함도 느꼈습니다.

기자) 한국 정부가 아니라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는 얘기군요

이) 아마 그런 것 같아요. 미국 정부가 52명을 초대했고 한국 정부가 70명 정도를 초대했는데, 한국 정부는 아마 초대하는 인원이 꽉 찼던 것 같아요. (웃으며) 그래서 미국 정부가 아마 저를 초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자) 국빈 만찬에 참석한 인사들은 개별적으로 양 대통령과 인사하는 순서가 있지요. 물론 만나는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어떤 얘기를 나눴고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 저희가 만찬장에 들어갈 때 한국과 미국 대통령 내외 분을 만났어요. 악수하면서 얘기를 했죠. 가장 먼저 악수했던 분은 문재인 대통령이셨어요. 제가 가니까 어서 오십시오 하고 맞아 주셨어요. 그리고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하셨고요. 그러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님과 악수를 하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환영을 하시더라고요 잘 오셨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고요. 김정숙 여사님과 멜라니아 여사님도 마찬가지로 아주 환영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뜻깊었던 자리였던 것 같아요.

기자) “북한에서 온 이성주 입니다”라고 직접 소개를 하셨나요?

이) 그렇죠. 저는 북한에서 온 이성주입니다 라고 얘기를 하니까 더 환영해 주시더라고요. 더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기자) 국빈 만찬에는 개인적으로 처음 참석하셨는데, 전반적으로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

이) 전반적으로 아주 강력한 한미 동맹을 보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한미 동맹이 역사의 시간의 누적 때문에 강력한 게 아니라 그 이상의 것. 정말 피를 나눈 동지애, 그리고 같이 세계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그런 친구와 우정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는 한마디로 한미 동맹의 강력함을 볼 수 있었던, 아주 친근함을 볼 수 있었던 그런 뜻깊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더 뜻깊었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북한 문제 때문이라고 언급했고, 또 국회 연설에서는 북한 수뇌부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국빈 만찬에 참석한 120여 명의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 출신이었습니다. 만약 두 대통령이 북한을 위해 우리가 뭘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면 어떤 건의를 하고 싶었습니까?

이) 사실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제가 두 분을 뵙고 직접 얘기를 할 수 있었다면 저는 단연코 북한에 정보를 들여보내 달라고 얘기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풍선이나 USB 같은 것보다 인공위성이든 아니면 다른 기구들을 통해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전파를 보내달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북한 주민의 20% 이상이 휴대폰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이 사람들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연결 주소가 잡히면 그런 것을 갖고 외부 세계 정보를 안다고 한다면 사실 그다음 날에 북한 체제가 붕괴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누적되다 보면 바깥 정보에 대해서 배우게 되거든요. 정보를 북한에 들여보내서 북한 주민들에게 자기 정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그런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건의를 할 것 같아요.

기자) 북한 주민들 스스로 진실을 알고 그들의 미래를 정권이나 외부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는 얘기인데, 그 마음이 통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여러 이유로 국회 연설에서 북한 지도자가 진실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받지 못하도록 정권이 막는 게 놀랍지 않다고 국회 말씀하셨고 인권 문제도 상당히 많이 강조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셨나요?

이) 저는 상당히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결국은 북한의 태도를 바꾸고 우리 한국 정부로서 통일을 준비하는 것은 단순하게 지리적 통일, 정치적 통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위한 통일이거든요. 우리가 북한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인권이 빠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거든요. 사실 지금까지 인권이란 개념이 많이 빠졌었어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인권 문제를 가장 많이 언급을 하셨다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에 오셔서 인권 문제, 사람의 문제를 먼저 언급하신 것은 상당히 저는 감사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기자) 다시 청와대 국빈 만찬으로 돌아가서요. 만찬은 음식부터 여러 흥미로운 것들이 많을 텐데요. 개인적으로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이) 저는 다 음식이 맛있었고요. 놀라던 게 소고기 갈비찜이 나왔는데, 갈비찜에 버무린 양념장이 360년 된 씨간장으로 만든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거기에 가장 놀랐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게 먹었던 것은 후식으로 감이 나왔어요. 단감이 나왔고 단감 밑에 약간 아이스처럼 해서 나왔는데 그게 가장 맛있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것은 사실 저희가 테이블에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제 테이블에 미국 대사관에서 오신 분들, 미국 정부에서 오신 분들이 계셨고 그분들과 상당히 많은 대화를 했어요. 북한 인권 문제 뿐 아니라 핵 문제, 더 나아가 FTA라든지 상당히 포괄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아 한국과 미국이 상당히 오랫동안 함께 갈 수밖에 없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공유하는 분모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기자) 한국에 오신 지 15년 정도 되셨고, 한국에 3만 1 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열심히 공부해서 영국 정부가 제공하는 장학금을 받아 영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또 책도 출판하고, 캐나다 의회에서 인턴으로도 활동했죠. 아마 그런 본인의 노력이 이런 국빈 만찬에 초청을 받은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북한에 계신 주민들 처지에서 보면 탈북민이 이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는 게 상상이 잘 가지 않으실 것 같아요. 이번 참석을 계기로 북한에 있는 청년들에게, 또 주민들에게 어떤 소감을, 얘기를 해 주고 싶습니까?

이) 제가 북한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말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 선택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요. 사실 저는 한국에 오기로 선택을 했고 한국에 와서 대학에 가기로 선택을 했고 또 공부를 더 하기로 선택을 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제가 한국 사회에 잘 정착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한국 사회에 왔을 때는 밑동이 잘린 그냥 나무였어요. 그러다 보니 오른쪽으로 바람이 불면 오른쪽으로 넘어지고. 왼쪽으로 바람이 불면 왼쪽으로 넘어지고. 그럴 때마다 오른쪽에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한국의 좋은 분들이 계셨고, 또 왼쪽에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분들이 계셨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저 스스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나무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제가 이 이야기를 드리는 것은 북한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자기가 처한 상황을 깨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어쩌면 남북한의 가장 큰 차이가 내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느냐, 또 내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스스로 만들어 가느냐 그 차이인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은 그게 상당히 어렵고 남한은 그게 상당히 잘 보장돼 있어요. 아마 북한 친구들에게 꽃제비였던 제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한국 대통령을 만나고, 또 미국에 가서 앞으로 공부를 할 꿈들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 상당히 믿기 어려워할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범위는 한정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항상 얘기하는 것은 밖의 정보를 듣고 앞으로 국제사회가 보내는 정보에 귀를 기울여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박사 학위를 위해 공부를 더 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과 꿈이 있습니까?

이) 글쎄요. 제가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다시 고향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통일이 집으로 가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박사 공부를 하며 연구할 주제는 갈등 해결이란 학문입니다. 결국, 한반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통일도 불가능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많은 갈등이 어떻게 해결됐는지를 보고 어떤 해결 방식을 한반도에 적용해서 남과 북이 어떻게 통일로 나아 가는데 기여를 할까 그런 고민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국빈 만찬에 탈북민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이성주 씨의 소감과 관련 얘기들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서울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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