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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트럼프-시진핑, 한반도 비핵화 재확인 그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끝낸 후 회견장을 떠나면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끝낸 후 회견장을 떠나면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중국이 앞으로도 미국의 기대만큼 강력한 대북 압박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재확인된 점을 성과로 꼽았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I think it is important president Xi Jinping and Trump reaffirm their commitment…”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한 점은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시 주석이 어떤 조치를 취하기로 동의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은 이번에도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제공하는 원유를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아울러 앞으로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또한 앞서 약속한 조치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특히 북한 내에서 불안정한 조짐이 나타나면 중국이 대북제재 이행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중국에 전달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북한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며, 북한의 핵 활동을 막고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다른 나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 중국의 행동이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녹취: 존 박 선임연구원] “There will be a gap in a sense that China is unlikely go to full extent of applying pressure……”

존 박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 내 불안정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최대 한도의 대북 압박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축소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에 나서더라도 대북 원유 공급을 전면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분노해 그런 조치를 취할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 문제 해법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원칙적 입장에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쇼프] “US generally views pressure itself as being critical component and kind of demonstrating and uncompromising……”

미국은 압박 자체를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끄는 결정적인 요소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압박을 문제 해결책의 일부로 보면서 대화에 보다 열린 입장을 갖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의 이런 입장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겁니다.

쇼프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어떤 행동을 취할 지는 북한의 움직임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조용하면 미국이 중국에 가하는 압력이 그렇게 크지 않겠지만, 북한이 계속 미사일과 핵 실험을 재개하면 미국은 후속 조치로 중국에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스팀슨 센터의 윤선 연구원은 단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북한 핵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선 선임연구원] “I don’t think immediate breakthrough on North Korea is possible unless the US and China somehow……”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기적적으로 일괄 타결을 이루지 않는 한, 단 한 번의 정상회담에서 즉각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윤선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안보리 대북제재 이상의 대북 압박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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