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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한 미 대사들 “북한, 문재인 정부의 유화정책을 압박으로 바꿔...한국, 중재자 대신 동맹되길"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

미국의 전직 주한 대사들은 북한의 심화된 도발이 한국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압박 정책으로 바꿨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한반도 상황을 더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이 미-북 혹은 미-중 간 ‘중재자’가 아닌 미국의 ‘동맹’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would like to think of South Korea as our ally not as our mediator.”

힐 전 대사는 24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두 나라의 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강화되길 희망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던 힐 전 대사는 이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내며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겸임했습니다.

힐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조(tone)는 다를 지 모르지만 김정은 정권을 다루는 본질은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이 이룩한 놀라운 업적을 발견하는 것과 동시에 거리상으로 가까운 곳에 북한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힐 전 대사는 덧붙였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He will see the enormous accomplishment..."

한국이 인식하는 북한과 미국이 바라보는 관점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역시 대북 접근법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티븐스 전 대사] “But in terms of fundamental approach…”

비록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트위터 발언 등이 미-한 두 나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에 한국도 지원을 하고 있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두 나라의 입장은 본질상 같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힐 전 대사와 마찬가지로, 두 나라의 어조(tone)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이런 차이점을 최대한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유화적 입장에서 최대 압박으로 기조를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 “바꾼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지속되고 가속화된 도발과 높아진 긴장에 대응하고 적응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두 정상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 역시 한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I think President Trump has expressed…”

버시바우 전 대사는 대북 유화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회의적 시각은 이해할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관여’를 언급하기에 적절했겠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기 이전에 압박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관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대북 접근법에 있어 미국과 의견 차이를 보였던 노무현 정권과 닮은 점은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없이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 또한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와 전임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접근법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의 위협이 극심하기 때문”이라면서 “압박이 없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힐 전 대사 역시 한국 내 정치상황으로 볼 때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다른 점이 있지만, 두 정상 모두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거절을 당하는 등 대북 접근법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대사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전임 미국 대통령들의 방한과 차별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녹취: 스티븐스 전 대사] “This one does come with some challenging and even unique circumstances…”

스티븐스 전 대사는 북한이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전의 미 정상들과 배경이나 통치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 방한이 어렵고, 보다 특별한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가 서로 본질을 일치시키고, 이를 통해 동맹으로서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심화시키며,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힐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중 과거 미 대통령들과 달리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One difference seems to be that…”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여러 수사를 내놓은 만큼, DMZ 방문 자체만으로도 북한에 ‘도발’로 인식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수사가 심화되는 등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진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I think that there’s concern that rhetorical exchange continuing…”

버시바우 전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한국 등 동맹들과 미국의 입장을 완전히 일치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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