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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변호사협회,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전쟁개시 권한 없어”


북한의 화성-12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출격한 미군 B-1B 전략폭격기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18일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함께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욕시 변호사협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의회 승인 없이는 북한에 대해 독자적으로 전쟁을 개시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이나 핵과 미사일 개발만으론 군사 대응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시 변호사협회가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전쟁 개시와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헌법과 연방법은 대통령이 단독으로 전쟁을 개시할 권한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점을 긴급히 상기시키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뉴욕시 변호사협회 ‘국가안보위원회’ 마크 슐먼 의장은 13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국내법 혹은 국제법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전쟁을 서둘러 시작할 가능성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슐먼 의장] “We decided to write this letter to President Trump because we’re concerned about a rush to war that has not been sanctioned by law either domestic or international.”

편지는 실제로 미국에 공격이 가해지거나 공격이 임박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선제적 자위권’을(anticipatory self-defense) 발동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선제적 자위권은 상대국에 의한 무력공격이 발생하지 않은 단계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취하는 자위조치를 말하며, ‘선제 공격’으로 잘못 불리기도 합니다.

이때 적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이 있다는 게 변호사협회의 지적입니다.

국제 관습법 중 ‘캐롤라인 시험’(Caroline Test)에 따르면 ‘선제적 자위권’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외세의 위협이 ‘절박하고 압도적이며 다른 수단을 생각할 시간이 없는 경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편지는 이에 따라 단순한 수사적 엄포, 군사력 전개,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자체는 이 같은 임박한 위협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슐먼 의장은 'VOA'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와 연설을 통해 ‘화염과 분노’ 발언 등 북한을 위협하는 발언을 계속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슐먼 의장] “The president has the power to respond to actual or imminent armed against the US. But beyond that authorization from congress and possible UN Security Council is required.”

그러면서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실제 공격, 혹은 임박한 공격에 대응할 권한이 있지만 이 범위를 넘어서면 미국 의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뉴욕시 변호사협회는 의회에 전쟁선포권이 있음을 명시한 미 헌법 1조 8절 11항을 대통령에게 단독 전쟁 개시 권한이 없다는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또 1960년대와 70년대 린든 존슨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동남아시아에서 전쟁을 계속 확대하는 것에 대응해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의회의 승인 없이는 대통령이 60일까지만 해외에 미군을 파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에게 대규모 군사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2001년 9.11 테러 이후 의회가 마련한 ‘무력사용권’ AUMF은 북한에 대한 어떠한 군사 행동 권한도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무력사용권이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는 논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우에는 9.11 테러 공격이나 이후 중동의 알카에다, IS가 자행하는 테러와 연계됐다는 지적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대통령이 갖는 군 통수권자로서의 지위가 전쟁을 선포하고 개시할 내재적인 권한을 갖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서한은 미국에 대한 실제 혹은 임박한 공격이 없다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엄포, 핵과 미사일 개발만을 이유로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개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욕시변호사협회는 2만5천명의 회원을 둔 뉴욕시 최대의 법률 조직입니다.

이번 편지는 전문위원회가 작성한 뒤 변호사협회 회장의 검토를 거쳐 전체 회원들을 대변해 발표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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