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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미-북 설전: ‘화염과 분노’에서 ‘선전포고’까지

  • 최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미국과 북한 간 ‘말의 전쟁’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상대방 최고 지도자를 겨냥한 거친 막말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과 평양 간의 ‘말의 전쟁’에 대해,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과 북한의 수뇌부가 ‘말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8월8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트민스터 골프장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세계가 보지 못 한 ‘화염과 분노’,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y will be met with fire and fury like the world has never seen....”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날 나온 북한의 대미 위협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북한의 전략군사령관은 중거리 미사일로 태평양에 있는 미국령 괌을 포위사격하는 작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북한을 겨냥한 자신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우리는 군이 백 퍼센트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f anything, maybe that statement wasn't strong enough..."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1일엔 “북한이 현명하게 행동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다른 길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9일 북태평양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해 2천700km를 날아가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북한TV]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화성-12형' 로케트 발사가 성과적으로 진행된데 대하여…”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9월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조선중앙TV] “조선로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 우리나라 북부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사흘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참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 행동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 “군사 행동이 첫 번째 선택 방안은 분명히 아니”라면서, 무슨 일이 있을지 좀 더 두고 보자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Certainly, that's not our first choice, but we will see what..."

이어 미국과 북한의 수뇌부는 유엔총회로 무대를 옮겨 거친 설전을 벌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정권에게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The United States has great strength and patience, but if it is forced to defend itself or its allie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그가 “자신과 자기 정권을 위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그러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1일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자신의 명의로 성명을 냈습니다. 이 성명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깡패’ 등으로 부르며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녹취: 중방]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23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녹취: 리용호 북한 외무상] “트럼프가 바로 이 연탁에서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의 최고존엄을 감히 건드리고 위협하는 망발과 폭언을 늘어놨기 때문에 나도 같은 말투로 그에 대응하는 것이 응당하다고 봅니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자’, ‘정신이상자’ 등으로 묘사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막 들었다”면서 “그가 꼬마(little) 로켓맨의 생각을 그대로 읊는다면, 북한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틀 뒤인 25일 리용호 외무상은 미국이 북한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리용호]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공언함으로써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한 선전포고로 됩니다.”

이렇듯 ‘화염과 분노’에서 시작된 미국과 북한의 비난전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그리고 유엔총회 연설 등을 거치면서 ‘선전포고’까지 그 수위가 올라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북 수뇌부의 인신공격성 ‘말의 전쟁’이 자칫 한반도의 무력 충돌을 부추길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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