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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사 전문가 “북한의 미 전략폭격기 격추, 사실상 불가능”


지난 7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왼쪽)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면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왼쪽)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면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격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입을 손실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 전략폭격기 격추 가능성을 몇 가지 시나리오로 설명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B-1 bombers always have a fighter escort, usually of four F-15 fighters. If North Korea sent fighter aircraft up to attack the B-1…”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공언과 달리 격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B-1 전략폭격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F-15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따라서 북한이 전투기로 이를 격추하려 해도 F-15가 먼 곳에서부터 이런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때 단 몇 대의 북한 전투기가 접근한다면 F-15는 경고를 할 것이고, 이를 거부한다면 B-1 폭격기가 공격을 받기 이전에 격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at would not be a pleasant outcome, but one that would demonstrate…”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런 상황 자체가 유쾌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를 통해 북한의 군사적 열세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 전투기와의 교전을 피하기 위해 일본 영공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전투기들이 되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B-1와 F-15를 뒤따라 온다면, 주일미군의 F-16 전투기 혹은 미 항공모함의 전투기들이 출격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비록 미국은 폭격기가 북한 해안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비행했는지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SA-5’를 제외한 북한의 모든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 밖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최대사거리가 250km로 알려진 ‘SA-5’마저도 매우 오래된 기술을 이용하는 만큼 미국 입장에선 이를 무력화시킬 방법은 많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격추를 시도한다면 그 대상은 전략폭격기가 아닌 ‘RC-135’와 같은 정찰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Reconnaissance aircrafts fly long and slow missions around North Korea…”

정찰기의 임무는 북한 주변을 길고 천천히 비행하는 것이며, 따라서 속도가 빠르고, 연료 소비가 많은 전투기가 호위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겁니다.

벡톨 교수는 실제로 지난 2003년 북한 영공으로부터 137마일 떨어진 지점을 비행하던 미 정찰기에 4대의 북한 미그 전투기가 접근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시험 발사됐던 북한의 최신식 지대공 미사일 ‘KN-06’가 정찰기 격추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at missile is called KN-06…”

벡톨 교수는 ‘KN-06’가 얼마만큼의 정확도를 지녔는지 알 수 없지만, 또 다른 지대공 미사일인 ‘SA-2’나 ‘SA-5’보다 사거리가 길어 국제 공역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4월과 5월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됐던 ‘KN-06’는 현재 생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KN-06’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벡톨 교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 중 하나는 ‘KN-06’ 미사일 발사장소를 먼저 공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5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이 북한 영공을 넘지 않아도 임의의 시각에 격추할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앞서 23일 미군은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여러 대가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밝혔었습니다. 당시 미 국방부는 미국의 전투기와 폭격기가 비무장 지대 최북단까지 오른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출격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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