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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8월 배급, 유엔 권장량 절반"..."식량사정 반영 못해" 지적도


지난 2005년 7월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식량배급소에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촬영한 사진이다.

북한 당국의 지난달 식량 배급량이 1인당 하루 최소 권장량의 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배급량과 식량사정을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주민들에게 일인당 하루 300g의 식량밖에 배급하지 못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25일 밝혔습니다.

저조했던 7월 배급량과 같은 양으로, 지난 1분기와 6월 기록했던 400g 수준에서 대폭 줄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유엔의 1인 당 하루 최소 권장량 600g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에도 300g을 공급했었고, 식량 사정이 좋지 못했던 2013년 9월에도 이보다 많은 390g을 할당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배급량이 떨어진 것을 반드시 식량 부족과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My thinking is if there is shortage of food, the price of corn would rise relative to the price of rice….. ”

만약 북한 내 식량이 부족하다면, 옥수수 가격이 쌀 가격과 비슷하거나 별 차이지 나지 않아야 하지만, 현재 옥수수 가격은 쌀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식량이 부족했을 당시에는 옥수수 가격이 쌀 가격과 거의 비슷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식량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에 쌀이든 옥수수이든 상관없이 곡물 가격이 높았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따라서 현재 주민들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기 보다는 북한 당국이 수확 농작물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해 배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government is clearly short of commodities that they can give away. But that doesn’t mean that farmers are short of food or normal people are short of food.”

또 국제 사회의 지원 감소 등으로 과거보다 충분한 곡물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식량 배급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북한의 식량 배급량 통계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녹취: 에버스타트 연구원] “I think we have to be very careful in interpreting the WFP’s estimates of nutrition situation in North Korea especially when the government has an interest in manipulating information. The truth of matter is that PDS has only been a partial public distribution system through last 20 years or more. North Kora’s food system has grown increasing marketized. Given the limited amount of information we have, the reliability problems we have, I’m looking at price of cereal grains as an indicator of shortage or stress…. ”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25일 ‘VOA’에 북한 당국이 조작된 정보를 유엔에 제공하고 유엔이 이를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있다며, WFP가 제공하는 정보를 해석할 때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식량 배급체계는 일부 주민에게만 적용됐고, 일반 식량 수급은 대부분 시장화됐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식량 상황은 배급량이 아니라 장마당 곡물 가격을 감안해 파악해야 한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시장에서의 곡물 가격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가파르게 인상된 것은 아니라며, 북한 내 식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탁아소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 등 64만9천여 명에게 비타민과 미네랄, 지방 등이 함유된 영양 강화식품 1천650t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 탁아소 어린이 한 명 당 하루 영양 강화식품 66g과 영양 과자 40g, 임산부와 수유모에게는 132g의 영양 강화식품을 제공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5만여 명에게 2천114 t의 식량을 지원한 것과 비교해 22% 감소한 규모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자금 부족으로 대북 영양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달 영양 강화식품과 영양 과자를 표준 배급량의 3분의 2 정도밖에 지급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구는 식품원료를 구입해 운송하고 현지 식품공장에서 가공해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데 보통 6개월이 걸린다며,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선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 (CERF)가 지난달 긴급 대응 자금 미화 250만 달러를 지원했다며, 이 자금으로 올해 말까지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23개 시, 군 내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등 취약계층 18만6천여 명에게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7월부터 2년 6개월 일정으로 북한 주민 170만 명을 대상으로 영양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7천6백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 모금된 액수는 4천200만 달러로, 목표액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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