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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김정은 부인 리설주 셋째 출산

  • 최원기

지난 2014년 4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부인 리설주(왼쪽)와 함께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셋째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설주는 지난해 9개월가량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여러 추측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내 리설주가 셋째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리설주가 올해 2월 셋째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리설주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 외에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는 2010년과 2013년 첫째와 둘째 아이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둘째는 2013년 평양을 방문한 미국의 유명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김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딸이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3명의 자녀 중에 아들이 있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북한 같은 `왕조체제'에서는 만일 김 위원장이 딸만 셋을 두었다면 장차 후계 문제와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Mornarchy, you look at, when a king only daughters..”

앞서 리설주는 지난해 3월 김정은 위원장과 평양 보통강변의 `미래상점'을 방문한 이후 9개월 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리설주가 아이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임신설’과, 김정은과의 ‘불화설’ 등이 불거졌었습니다.

리설주가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 2012년 7월입니다. 당시 한 젊은 여성이 김 위원장 옆에 앉아 모란봉악단 공연을 보는 모습이 공개됐지만 이름이 공개되지 않아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그 후 북한 언론은 7월25일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원수가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조선중앙TV]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오셨습니다.”

당시 북한 방송은 ‘리설주’라는 이름을 네 차례 언급했습니다. 또 리설주가 남편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면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로부터 깍듯이 영접받는 장면도 내보냈습니다.

그 후 리설주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각종 공연장이나 아파트 준공식, 김일성 주석 추모행사 등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2012년 리설주는 18회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을 동행했습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부인과 함께 공식 석상에 나타나는 것은 북한 같은 권위적인 정치풍토에서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의 부인 김성애는 여맹위원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갖고 있었지만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때를 제외하고는 수 십 년 간 언론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도 부인 성혜림과 고용희 이름이 북한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리설주를 공개한 것은 ‘결혼도 안 한 나이 어린 지도자’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갑자기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는데, 당시 나이가 27살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리설주와 결혼 사실을 공개해 이 같은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것이라고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어린 사람이 갑자기 지도자가 되는 게 모양새도 나쁘고, 권위도 없어 보이니까, 장가 간 사람이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것을 보여주기 위해 빨리 장가도 가게 하고 애도 낳게 한 것 같습니다.”

1989년생인 리설주는 평양의 예술전문학교인 금성학원을 졸업하고 2011년까지 은하수관현악단 가수로 활동했습니다. 리설주가 2011년 1월 은하수관현악단 신년 음악회에 나와‘병사의 발자국’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방송] ”흐르는 세월과 더불어 군복을 입고서 살았네, 인생의 갈래길 많아도 혁명의 한길만..”

가수 활동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영부인이 된 리설주는 북한사회에 작지만 흥미로운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리설주는 공개 행사에 단발 머리에 짧은 치마, 굽 높은 하이힐, 그리고 밝은 원색의 블라우스에 고급 핸드백을 즐겨 들었는데, 평양 여성들도 이런 옷차림을 따라 했다고 안찬일 소장은 말합니다.

[녹취: 안찬일]”리설주 패션이라고 해서 핸드백도 샤넬, 구찌를 좋아한다는데, 치마도 짧아지고, 연예인 출신이다 보니, 북한 여성들이 리설주를 따라 하고,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머리를 길러라 잘라라 하던 통제도 느슨해지고..”

또 리설주는 공개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팔을 끼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설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 단원 10여명이 음란 동영상을 제작한 혐의로 총살당했는데, 이 사건에 리설주가 연루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당시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국회에서 ‘은하수관현악단 단원 10여명이 총살된 것은 사실이지만 리설주와 관련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당시 지휘자였던 문현진 관현악단 단장 등 몇 명이 숙청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 음란비디오를 찍은 것인지, 리설주를 음해하기 위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리설주가 구설수에 오른 것은 사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리설주가 결혼 전에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겁니다. 한국 측 기록에 따르면 리설주는 2005년 9월 한국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북한 측 응원단으로 참석했습니다.

또 2007년에는 한국의 `중앙일보' 기자가 평양 금성학원을 방문해 학생으로 있던 리설주를 만나기도 했습니다.당시 리설주를 만난 정용수 기자는 리설주가 상당히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정치적 영향력이 그리 큰 것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직책을 갖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리설주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겁니다.

리설주는 2012년부터 매년 15-22회가량 김정은 위원장을 동행했지만 2년 전부터는 동행 횟수가 10회 미만에 그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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