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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한 여행금지 배경...웜비어 사망 결정적


지난 2015년 6월 북한 방문을 마친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 국제공항에서 여객기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6월 북한 방문을 마친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 국제공항에서 여객기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미국인들의 북한관광을 전면 금지한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때문입니다. 특히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 이후 미국 각계에서는 북한관광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는 오래 전부터 미국인들에게 북한여행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여행 자제를 경고해 왔습니다.

지난 10년 간 적어도 16 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고, 해외에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가벼운 행위조차 상식에 어긋나는 가혹한 처벌을 받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는 겁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노어트 대변인] “We think that our travel warning that we have had in place for quite some time has been very strong…”

국무부는 상당히 오랫동안 북한여행에 대해 강력히 경고해 왔고,미 정부는 스웨덴에 영사 지원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겁니다.

국무부는 지난해부터 석 달 마다 북한여행 경보를 갱신해 발표했습니다. 게다가 북한 정부가 지난해 7월 억류 미국인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인들에게 “절대 북한을 방문하지 말라”며 경고 수위를 더 높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국가의 핵심 가치로 여기는 미 헌법과 전통에 따라 여행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기류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달 혼수 상태로 풀려났던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미국에 온 지 며칠 만에 사망하면서 급속도로 변했습니다.

건강했던 젊은이가 의식 불명 상태로 돌아온 뒤 곧바로 숨을 거두고, 북한에서 고문을 받았다는 부모의 증언이 나오자 미 여론은 격앙됐습니다.

[녹취: 시민] “I was kind shocked at first to hear the news…”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북한 정권에 강력한 대응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답했고, 이 중 40%가 북한여행 금지에 찬성했습니다

의회 의원들도 북한 정권을 강력히 규탄하며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28일 미국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북한에 가는 행태를 막아야 한다며 북한여행 금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5월에 하원에서 발의된 북한 여행 통제법 심의 절차도 이번 달로 앞당겨졌습니다.

많은 전문가 역시 여행 금지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입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정말로 북한의 경우에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이 당했기 때문에 미국 주민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그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도발로 대북 인식이 더욱 악화되자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미 정부가 북한여행 금지 방안을 심사숙고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That is what we’re contemplating at right now. We did not com to any…”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7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의 평양마라톤대회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북한 방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미 정부의 여행금지 즉, ‘지리적 여행 규제-Geographical travel restrictions’ 조치는 드물지만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미 정부는 1967년 이후 간헐적으로 알제리와 이라크, 수단, 쿠바 등에 대해 미국인들의 여행을 금지했었습니다.

하지만 미 정부가 현재 이 조치를 지속하는 나라는 없어 북한이 유일한 여행 금지 대상국에 오르게 됐습니다.

‘AP’통신은 여행 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개인은 벌금과 함께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무부나 북한 정부 모두 북한을 여행하는 미국인들의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전문 여행사 관계자들은 해마다 미국인 800~1천 명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전문 여행사 관계자들은 과거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연간 10만 명으로 추산하며 대부분이 중국인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서방 관광객은 전체의 5% 정도인 5천여 명이며 이 중 20%가 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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