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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주한 미 대사들 “미한 정상, 신뢰 구축에 초점 맞춰야”


문재인 한국 대통령(가운데)이 2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전용기 앞에서 환송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가운데)이 2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전용기 앞에서 환송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미국의 전직 주한대사들은 ‘VOA’에 미한 정상이 실무관계보다 신뢰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방미 첫 행사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헌화하는 등 여러 우호적 행보들이 두 나라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직 대사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이번 미-한 정상회담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매우 심각해지고 두 동맹 간 잠재적 이견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우선 정상들의 신뢰 구축과 공통 협력 분야를 찾는 게 시급하다는 겁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에 관한 두 정부의 이견들이 정상회담에서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I think differences over North Korea would be my greatest concern…”

핵·미사일 동결과 사드 배치 등에 관한 이견들이 관계를 위험하게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공동의 협력 분야에 초점을 맞추며 관계를 순조롭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두 정상은 “비록 일부 전술은 다르더라도 북한과 관련해 (비핵화란) 궁극적인 목표에 뜻을 같이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견들을 단시간에 풀기보다 추가 고위급 대화를 통해 합의 가능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대가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동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과도한 실무적 접근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worry that there will be too much of transactional approach. All right you do this…”

이견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 것을 하면 우리는 저 것을 하겠다”는 식의 실무적 협상 거래는 너무 이르고 위험하기 때문에 “정상 간 신뢰 구축이 먼저”란 겁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회담 결과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지 말고,즉답보다는 북한 상황에 관한 자신의 시각을 말하며, 미-일, 미-중 정상회담처럼 좋은 친구를 맺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해 동결 대 동결 방식, 미-한 연합훈련 축소 등은 검증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런 ‘동결’ 제안을 한다면 자칫 중국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허바드 전 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두 정상이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고 개인적 관계 구축을 강하게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좋은 출발이 될 것이란 겁니다.

허바드 전 대사는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외신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우려를 많이 불식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혼수 상태로 돌아온 뒤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가족에게 조전을 보내는 등 관계 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바드 전 대사] "President will be going to Quantico Marine base to….”

특히 방미 첫 행사로 콴티코 미 해병대 기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하고, 미군의 도움으로 흥남 철수 때 문 대통령의 부모가 탈출한 사연은 미국인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상징적 행사라고 말했습니다.

힐 전 대사와 버시바우 전 대사도 이런 행보가 두 나라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특히 미국인들이 웜비어 씨의 죽음에 “상당히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말할 때 “북한 정권에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think American president should be able to be clear about our standing on human rights…”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북한 문제는 북한 주민이 아니라 북한 정권의 핵 정책 때문이란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힐 전 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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