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큰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직 고위 관리를 포함한 미국의 전문가들이 우려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북정책을 놓고 미국과 한국이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들은 한반도 문제가 어느 한 쪽의 오판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한반도 위기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중순 좌담회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이들 연구원들은 미국의 행동과 말에, 북한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 모른다는 데 특별히 우려했습니다.
미 국방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존 앨런 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이 북한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앨런 전 사령관은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이나, 엔진 실험, 발사 차량,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대한 강력한 정보 등을 토대로 선제타격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즉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도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반격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날 수 있고, 주일미군이 있는 일본에도 많은 수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감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로 인해 선제타격은 한반도 전쟁에서 즉각적으로 지역 내 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할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북한이 이를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고, 자칫 오판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역시 북한 지도부가 미국에 대한 이해가 적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과거 북한 측과 대화할 당시, “’당신이나 북한 지도부가 미국과 미국의 동맹을 향해 선제공격 혹은 선제타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 이 말의 의미나, 이에 따른 미국의 대응 계획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느냐고 묻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은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상대의 의도를 너무 쉽게 오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연구원들은 한국의 새 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워싱턴과 서울이 북한정책 혼선으로 인해 과거 문제가 있던 ‘미-한 관계’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새 한국 정부가 맞이하게 될 북한은 과거 10여 년 전과 많이 다른 상태이고, 한국 내 여론 역시 북한에 대한 확고한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