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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 핵-미사일 도발 대비태세 유지”...북한, 미국 새 대북정책 비난


지난 29일 한국 육군 K-9 자주포 부대가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휴전선 인근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29일 한국 육군 K-9 자주포 부대가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휴전선 인근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던 4월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새 대북정책을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이덕행 대변인은 1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이 우려됐던 4월이 지나갔지만 북한은 정책적 목적을 위해 핵과 미사일 등 각종 도발을 항상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이에 따라 북한이 과거에도 기습적으로 핵실험 등을 한 전례가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덕행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이라는 큰 틀에서, 또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그러한 것들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는 면에서 우리가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덕행 대변인은 북한 매체들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거론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북한이 진전된 태도를 보인다면 여러 방법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아울러 북한의 지난달 29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통해 유리한 입장을 조성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것을 북측에 촉구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공개와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의 한반도 수역 진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에 매달리는 등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다면 북한의 핵 억제력 강화 조치도 최대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 조치는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연발적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도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담화는 특히 ‘칼빈슨 호’의 한반도 수역 진입을 거론하며 한반도 정세가 이번처럼 핵전쟁 발발의 접경에 치달아 올랐던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칼빈슨 호의 한반도 수역 진입 등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군 총참모부나 외무성 차원이 아닌 대변인 담화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지적입니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박사는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이유는 결국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박사입니다.

[녹취:고명현 박사 / 한국 아산정책연구원] “기본적으로 전쟁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결국 북한의 도발 전략의 궁극적인 종착역은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여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미국한테서 받아내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대화의 장은 외교 밖에 남은 옵션이 없거든요. 그래서 외무성에서 성명을 낸 것 같고. 결국 외무성이랑 미국 국무부랑 대화를 하겠다, 이런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 박사는 또 중국이 미국의 6자회담 복귀를 주장하는 상황에 북한이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정세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북-중 간 공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1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공개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의 방점은 ‘제재와 압박’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장관은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언급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1기, 4년 동안에 북 핵 문제와 관련해 가능한 한 진전을 보려는 것 같다며 궁극적으로 압박을 통해 북 핵 문제를 마무리하는 상황이 언젠가는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장관은 아직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며 미-한 두 나라는 이러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 장관은 아울러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논의 중인 강력한 조치들을 빠르게 취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조기에 채택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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