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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 방한,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압박 메시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하고 있다. 오른쪽은 빈센트 브룩스 미한연합사령관, 왼쪽은 임호영 미한연합사 부사령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하고 있다. 오른쪽은 빈센트 브룩스 미한연합사령관, 왼쪽은 임호영 미한연합사 부사령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한국 방문은 북 핵 문제에 따른 한반도 위기 국면에서 북한은 물론 중국에 보내는 강력한 압박 메시지였다는 분석입니다. 탄핵에 따른 한국 대통령의 공백 상태에서도 미-한 동맹이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서울에서 가진 황교안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공동 언론발표에서 묵직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시대는 끝났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모든 수단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주 간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뤄진 미군의 강력한 군사 행동을 언급하며 경우에 따라선 대북 군사적 조치도 가능하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펜스 부통령이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이 추가적 핵실험 즉, 6차 핵실험을 하게 되면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의 신뢰성을 검증한다는 것이고요, 따라서 핵 보유국이 실질적으로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고 하는 것은 북한의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 즉, 6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것이고요.”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펜스 부통령이 군사적 조치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북 핵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이 열려 있다고 밝힌 부분은 중국을 압박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신범철 교수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당장 북한에 무력 사용을 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한반도 긴장 조성을 통해 중국이 대북정책을 전환하도록 압박하려는 시도로 분석했습니다.

한반도 안정을 보다 중시하고 있는 중국에 북한 비핵화를 우선순위에 놓도록 하기 위한 압박 메시지라는 설명입니다.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소장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이 중국 압박용이긴 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경우 미국이 실제로 군사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남광규 소장 / 매봉통일연구소] “분명하게 북한에 대해 인내 한계선을 넘게 되면 미국이 군사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결국은 대북, 대중 압박 두 개를 동시에 미국이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행동 가능성을 자꾸 언급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실제로 북한이 여기서 더 나가게 되면 군사적 조치라는 게 다양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항이죠.”

미국이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펜스 부통령의 이번 방한 길에 동행한 백악관 외교정책 고문이 기자들에게 사드 배치가 수 개월 걸릴 수도 있다며 배치 완료는 한국의 차기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게 맞다고 언급한 때문입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의 추가적인 대북 압박 조치에 따라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펜스 부통령의 방한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한국의 대통령 공백 상태에서 미-한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계기였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국립외교원 신범철 교수입니다.

[녹취: 신범철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미국이 현재 북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입장, 즉 북한은 도발을 중단해라, 비핵화 대화로 돌아와라. 그러기 위해서 미국은 모든 옵션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기본적 입장을 전달한 거고요. 그 과정에서 한국에 있어서 곧 있을 대선이나 이런 과정에서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튼튼한 약속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황교안 권한대행과의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 핵 위기 대응 과정에서 한국과 모든 문제를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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