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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북한 주민 2~3개월 안에 김정남 사건 알게 될 것”


지난 13일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걸려있는 평양 광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13일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걸려있는 평양 광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오가고 있다.

매주 금요일 북한 소식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이복형 김정남 암살과 중국 정부의 석탄 수입 중단 때문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악재는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입니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22일 북한 외교관 1명을 포함해 북한 국적자 8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입니다.

[녹취: 칼리드 청장] “…one attaché to the North Korean Embassy and the other one, a staff of North Korean airline…”

칼리드 경찰청장은 말레이시아주재 북한대사관 외교관 1명과 고려항공 직원 1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며, 북한대사관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이 북한 정권의 소행일 가능성이 더욱 짙어진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에 침묵을 지키던 북한은 사건 발생 열흘 만에 첫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23일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사건이 ‘공화국 공민 사망 사건’이라며 배후에 북한 당국이 있다는 이야기는 ‘음모책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살된 김정남의 이름과 그가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이란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탈북민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북한같은 사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했다는 것을 도저히 거론 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고모부를 죽였을 때는 고모부가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번에 형까지 죽였다면 아, 이게 정말 나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할 것이고, 체제에 주는 위험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김흥광 대표는 그러나 2-3 개월 지나면 김정남 암살 소식이 북한사회에 알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각종 대북방송과 국경을 드나드는 보따리 장수 등을 통해 소문이 퍼진다는 겁니다. 다시 김흥광 대표입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아마 2-3달 정도 지나면 한 50%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통신도 발전하고 사람들 왕래도 많으니까요.”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미 평양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습니다. 또 나집 라작 총리와 국방장관, 문화부 장관 등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과 언론은 북한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탈북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입니다.

[녹취:강철환 대표] "지금까지 자행된 북한의 테러, 납치 등 만행들이 김정남 사건을 계기로 이한영 사건, 아웅산 테러 등 북한의 테러가 반인도 범죄, 정말 인간이 해서는 안 될 범죄이기 때문에 충분히 추가 조사를 해서 고발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의회를 중심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중국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올 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지난 18일 밝혔습니다.

석탄은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으로, 북한은 지난해 석탄 수출로 미화 11억 4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한국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녹취: 조봉현 박사] “북한의 외화 확보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이고 수출이 절반으로 반 토막이 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석탄 산업이 침체됨으로써 북한의 다른 사업에도 큰 영향 미칠 것이다.”

석탄 수출 중단은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자금에도 상당한 주름살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석탄 수출과 해외 노동자 파견, 개성공단 등을 통해 연간 수 십억 달러를 벌어왔습니다.

이렇게 모은 외화로 김정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한편 사치품을 구입해 당간부와 군 장성들에게 하사하는 등 통치자금으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폐쇄됐고,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해외 각국에 파견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군부가 북한 내 탄광 대부분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의 핵심 축인 군부도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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