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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유엔 북한인권보고서 3주년] 4. 이동·거주의 자유, 식량권·생명권 침해


지난 2011년 10월 북한 황해남도 해주의 한 병원에 영양실조로 입원한 아이들. (자료사진)

오는 17일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COI는 이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는 COI보고서 발표 3주년을 맞아 보고서에 나타난 북한의 중대한 인권 침해를 소개해 드리는 다섯 차례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북한의 이동 거주의 자유와 식량권과 생명권 침해실태를 전해 드립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주민들의 이동과 거주의 자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당국이 주민들의 주거지와 일자리를 정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당국의 허가 없이 주거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이탈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할 수 없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주민의 직장과 거주지를 결정하는데 개인의 성분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성분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평양 거주가 허용되는 반면, 성분이 나쁜 사람들은 외진 지역에 배치됐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지성호 씨는 서울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탄광촌 근처 마을에서 자랐다며 주민 대다수가 다른 지역에서 추방된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지성호] “저희가 생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역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까 풀뿌리를 캐먹고 나무껍질을 먹고는 살 수 없다 보니까 석탄을 팔아서 먹고 사는 상황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의 해외여행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자국을 떠날 권리를 침해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탈북을 저지하기 위해 탈북 과정에서 체포된 사람이나 중국에서 강제송환된 사람에게 조직적인 학대와 고문, 장기적인 자의적 구금은 물론 성폭행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지현아 씨는 서울 공청회에서, 탈북했다 중국에서 붙잡혀 강제송환됐을 때의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녹취:탈북자 지현아] “들어가자마자 옷을 다 벗기고 돈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느라고 자궁검사도 다 하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도 하고 팔을 벌리고 서 있게 하고……”

보고서는 강제송환된 여성과 아이에 대한 강제낙태와 영아 살해가 만연하는 등 중대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온 북한 주민들을 강제송환하는 정책을 엄격히 실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많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 내에서 강제 결혼이나 강압적 매춘을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박지현 씨는 런던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탈북 여성이 중국에서 낳은 아이들은 공식적으로신고를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탈북자 박지현] “중국에서는 엄마 앞으로 호적에 오르기 때문에 얘들이 호적을 가지지 못하고, 엄마가 북한으로 호송되면 얘들은 말 그대로 호적도 없고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학교에 갈 수도 없고, 자기들이 누릴 수 있는 아무런 권리도 갖지 못합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식량권과 생명권 관련 권리들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국이 식량을 주민 통제수단으로 이용하면서, 평양과 같은 특정 지역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반면, 취약계층의 어려움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 아동들의 만성적인 영양 부족과 장기적인 후유증을 특히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난민으로 정착한 탈북자 조진혜 씨는 워싱턴 공청회에서 자신과 가족들이 경험한 영양실조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조진혜] “동생이 태어났을 때… 할머니는 동생을 죽이려고 그냥 엎어놨었어요. 왜냐하면 어머니가 드시지 못해 젖도 안 나오는데 어떻게 키우나 하는 근심 때문에 그러셨던 것 같아요.”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무능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동하거나 다른 생계 유지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범죄화하는 등 강력히 통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기아가 최악에 달한 상황에서도 인도적 고려에 부합하지 않은 조건들을 내세워 국제사회의 식량 구호를 방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군사적 목적의 지출을 항상 우선시했고, 이는 식량 위기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식량권과 굶주림으로부터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규와 정책 등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에 우려한다며, 이런 구조적 문제들이 대규모 기아 상태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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