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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트럼프 행정부 자극-기술적 진전 의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12일 탄도미사일 발사가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하려는 의도와 함께 기술적 진전을 이루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대해선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공동성명을 낸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나온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I think it has to be seen as both…”

자누지 대표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무기 시스템의 기술적 진전을 이루려는 의도라면서, 동시에 정치적 목적을 담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통상 북한은 미국의 대선 후 몇 주 혹은 몇 개월을 도발하지 않는데, 이는 새로운 대통령이 북한에 신호를 보낼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받지 못한 북한이 강한 모습을 보이는 쪽으로 되돌아갔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09년 취임했던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에 관대한 제스처를 보이지 않자, 북한이 그 해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때와 달리 취임 3주가 지났을 뿐이지만,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이번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미사일 한 발로 트럼프 대통령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일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계 언론의 이목을 받고자 하는 의도와 미사일 발사를 통한 신기술 확보 의도, 3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 성격 등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적어도) 지난 4개월 간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던 건, 한국 보수정권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지 않았는데, 이는 자칫 `진보 정권’의 탄생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겁니다.

베넷 연구원은 아직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잘 알 순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액션을 취할 것이란 점만큼은 분명히 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을 포함한 `세컨더리 보이콧’과 군사적 공격, 시험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은 물론 중국에게도 얻는 점보다는 잃는 게 더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창 변호사] “One will be bad for China, one will be bad for North Korea…”

창 변호사는 중국의 입장에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할 명분이 사라지고, 북한으로선 한국 차기 정권을 보수 정당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게 이번 미사일 발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발사를 한 데 대해선, 정치적 목적보다는 기술적인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고체연료를 사용한 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창 변호사] “What was interesting…”

창 변호사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매우 절제되고 짧았다면서, 이는 백악관의 대북정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대북정책이 나오기까지 이를 다듬고, 고민하는 건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도 이번 시험발사는 기술적 진전을 이루려는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닉쉬 연구원] “But I think regardless of politics of it…”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근접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2020년까지 미국 본토에 탄도미사일을 도달하게 하려는 북한의 목표가 더 시급하다는 겁니다.

닉쉬 연구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안보리에서 더욱 강력한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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