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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미국 내 탈북자들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우려"


지난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고 있다.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에서 망명 신청을 한 탈북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미국 내 탈북자들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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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연방법원의 결정으로 집행이 중단됐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미국 입국을 잠정중단하는 내용입니다.

행정명령은 미국의 난민 수용 규모뿐 아니라 미국 내 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 발급 규모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망명 신청 탈북자들은 여느 외국인처럼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허가를 받고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갖게 됩니다.

이 노동허가는 1년 시한인데요, 탈북자들은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망명 신청을 연장해 해마다 노동허가를 갱신하는 겁니다.

탈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불안해 하는 건 망명 신청이 거부되고 추방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지난 2005년 미국에 입국해 이듬해 망명 신청을 한 40대 탈북 여성은 해마다 망명 신청을 연장하고 노동허가를 받아 큰 탈 없이 살고 있었는데, 3년 전 추방명령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며 10년 가까이 살던 이 여성은 추방명령에 불복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변호사가 추방명령에 대한 소송을 취소하기를 권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최근 불안한 상황 때문입니다.

[녹취: 40대 탈북여성] “상황이 안 좋으니까, 지금 이 상태로 죽 나가는 것은 우리한테 불리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케이스는 클로즈하고 분위기가 좀 나아지만 다시 시도해 보자고 하더라고요”

추방명령에 대한 소송을 포기하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릴 것을 변호사가 권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여성은 신분 문제로 안정을 찾지 못한 채 10년 넘게 미국에서 살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녹취: 40대 탈북 여성] “잠을 편히 못자요. 워낙 불안한 상태로 살다보니까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이 여성은 혹시 자신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워싱턴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40대 탈북자 김 씨 역시 지난 10년 동안 노동허가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 씨는 몇 년 전 이민국의 추방명령을 받고 다리에 GPS 위성위치 추적장치까지 차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주 정부가 인정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미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단체를 설립했지만 행정명령에 섣불리 대항하는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괜히 잘못 말했다가 오히려 탈북자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워요.”

김 씨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북한 정권이 기뻐할 일이라며 미국 정부의 선처를 바랬습니다.

[녹취: 김모 씨] “김정일이 그랬어요. 탈북자는 역적이고 그 어떤 곳에서도 발을 못 부치고 살게 하겠다고 그랬거든요.”

미 서부 지역 탈북자지원단체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등지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는 100여명에 이르며, 절반이 망명신청자들입니다.

이 지역에 본부를 둔 미국 최대 규모 아시아계 권익단체인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 소속 실비아 김 변호사는 `VOA'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의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이들에게 큰 우려가 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개별 상황이 다른 만큼 현재로서는 탈북자들이 변호사들과 상의해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조언 밖에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탈북자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다 지난해 미국에 입국한 50대 탈북 남성 조보얼 씨는 지난해 말 망명 신청을 했고 이번 달에 노동허가가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이후 많은 망명 신청 탈북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을 알지만 자신은 탈북자들이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조보얼] “제가 유럽 나라도 다녀봤는데, 민주주의가 400년 500년 된 나라보다 미국은 민주주의가 잘 된 나라고, 미국은 삼권분립이 어느 나라보다 잘 돼 있는 나라인데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해서 대통령 혼자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100% 확신합니다.”

조 씨는 아침에 명령한 게 저녁에 바로 이뤄지는 북한과 미국은 다르지 않느냐며, 미리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자신이 행정명령 때문에 추방을 당하더라도 미국을 떠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모 씨] “항소할 겁니다. 연방법원 대법원까지 갈 겁니다. 법적인 대책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탈북자들의 망명 신청을 돕고 있는 주디 우드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망명 신청 탈북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쥬디우드] “He has not listed Korea or North Korea on that list, The EO actually do not affect them yet.”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을 금지한 7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나 북한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우드 변호사는 이번 조치로 탈북자들에게 추방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망명 신청을 한 뒤 노동허가를 받고 일하는 탈북자들은 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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