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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려명거리 태양절까지 완공”…“주민 고혈 짜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려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려명거리가 건설되는 모습을 둘러보며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4월 15일)까지 무조건 완공하자"고 지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완공하지 못했던 평양 시내 려명거리 건설을 다가오는 태양절까지 무조건 마무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에 맞서 자력 자강을 강조하며 주민들의 고혈을 짜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려명거리 건설현장을 시찰하면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오는 4월15일 태양절 전에 기어이 완공하자고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과 노동자들에게 호소했다고 26일 보도했습니다.

려명거리의 완공 시점 연기가 김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려명거리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과 룡흥네거리 사이에 초고층 빌딩이 대거 들어서는 일종의 신도시로,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 제재가 소용 없다는 점을 선전하기 위해 이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함경북도 수해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여파로 완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도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대북 제재의 여파로 려명거리 완공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려명거리 건설은 1월 25일 현재 총 공사량의 80% 수준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위원장이 려명거리 건설을 다그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의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사실은 이제 자신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선포하고 우상화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인데 경제적으로 성과가 전혀 없다는 거죠, 신년사에서 수치가 전혀 안 나올 정도로. 또 경제발전 5개년 전략도 구체적 목표도 없고 강력한 대북 제재 국면에서 상황을 헤쳐나갈 카드가 별로 없는 상황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려명거리는 김정은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적에 해당하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고 있는 거고요.”

조 박사는 또 김 위원장이 려명거리 사업을 제국주의와의 대결전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국제사회 대북 제재에 맞서 자력자강의 경제 노선을 분명히 함으로써 주체경제를 부활시켜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내핍을 강요하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최근 들어 강조하고 나선 이른바 ‘강원도정신’에 대해 노력 동원 등의 방식으로 주민들의 고혈을 짜내기 위한 선전구호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군민발전소를 시찰하면서 언급한 ‘강원도정신’을 지난달 13일 보도한 이후 이 정신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새로 들고나온 ‘강원도정신’이 과거 ‘천리마정신’과 마찬가지로 자력자강을 강조하는 선전구호로 대북 제재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인다며 주민의 고혈을 짜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도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 내부의 인적, 물적 자원에 의존한 생존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주민 동원을 위한 선전술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정은 체제의 가장 큰 특징이, 자강력 제일주의도 마찬가지고 주민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동원시켜서 경제개발 목표에 근접시키기 위한 그런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으로 대표적인 게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드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지난해 시행했던 ‘70일 전투’나 ‘200일 전투’와 같은 대중 노력동원운동을 올해도 또 다시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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