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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북한과 ‘강 대 강’ 대치 가능성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뒤로 동이 트고 있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뒤로 동이 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북 관계가 한층 첨예한 대립관계로 치달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보다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에 이어 새로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아직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승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19일 발간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나침반’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핵 고도화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을 비판함으로써 대북정책의 전환을 예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사령탑의 면면에서도 드러난다는 관측입니다.

외교안보를 책임질 ‘3인방’으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 그리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하나같이 강경 성향으로 평가 받는 인물들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전략적 인내로 슬슬 뒤로 물러났던 이전 정부와는 달리 군부 강경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경우에 따라선 북한의 태도에 따라 강력한 군사적 옵션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그게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하는 그런 인선이라고도 볼 수 있죠.”

이에 따라 미-북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당분간 팽팽한 긴장 속에서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측은 군사적 대응도 선택 목록에서 빼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매티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It’s serious threat and I believe that we got to do something about it…”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지난 12일 의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의 ICBM을 심각한 위협으로 꼽고 북한의 ICBM 개발에 대응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을 거부하는 한 북한이 조기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조만간 북한이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다만 북한의 도발이 미국이 느끼는 위협의 한계치인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ICBM의 레드라인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느냐는 문제인데 북한이 지금 기술적인 여러 면을 봤을 때 자기들이 발사한 뒤 마치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또 거기에 대해서 미국이 상당히 거칠게 반응하겠지만 실제로 미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 즉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미국이 생각하진 않을 것이거든요.”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들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도 불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트럼프는 일단 중국 때리기로 확 선회를 했기 때문에 미-중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서 북한 제재의 빈틈을 못 막는다, 이런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그러니까 중국 때리기와 북한 제재를 같이 갈 수 있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되네요.”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설 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통일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대화 방식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으로 올 것과 공식만찬이 아닌 ‘햄버거 대화’를 언급해 김 위원장을 동등한 협상 대상자로 인정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이 과거에도 미국이 대테러 정책과 같은 강력한 대외정책을 펼 때 움추리는 경향을 보였다며 도발에 앞서 미국과 대타협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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