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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트럼프 행정부, 대북강경 기조-미·한 동맹 이어갈 것"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 지난달 8일, 서울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 남성이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사진을 배경으로 셀피 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 지난달 8일, 서울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 남성이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사진을 배경으로 셀피 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최고위직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 등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전직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단호한 태도와 굳건한 미-한 동맹 원칙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석유 기업 엑손모빌에 41년 간 몸담았던 렉스 틸러슨이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지명되면서 국방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외교안보의 `3대 축'이 완성됐습니다.

[녹취: 미 언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 보도]

특히 공직 경험이 없는 틸러슨 지명자가 외교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부를 이끌게 되면서 핵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주목됩니다.

과거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기업가 출신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북한 문제에 어떤 접근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강경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natural inclination of the Republican foreign policy establishment is to emphasize sanctions and missile defense as the most effective response to North Korea.”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공화당 외교 당국자들의 자연스런 성향은 제재와 미사일 방어체계를 가장 효과적인 대북 대응책으로 강조하는 것이라면서, 새 외교안보 라인도 이런 노선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시각을 가늠할 수 있는 전례가 없어 향후 정책 방향을 전통적 당론을 통해 유추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 뿐아니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 역시 이 같은 노선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차관보] “His natural inclination, which will be reinforced by his advisors and by members of congress, is to give strong support to the U.S.-ROK alliance. I think that will be fundamental aspect of his policy.”

틸러슨 지명자의 “자연스런 성향”은 미-한 동맹을 강력히 지지하는 쪽이고, 그런 경향은 그의 보좌진과 의회에 의해 더 강화돼 정책의 근본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를 통해 한반도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전망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차관보] “I think what’s going to happen is that they’ll go ahead with the THAAD system.”

전직 관리들은 아울러 단호한 대북 접근법이 공화당이 내세우는 강경 노선이나 개인적 성향을 벗어나 미 정치권의 초당적 인식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in general pursuing diplomacy with North Korea, making a deal with North Korea is not generally considered a very attractive option. But, of course, that has become true with the Democrats, too.”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지난 30년 동안 모든 합의를 위반함으로써 협상 상대로서의 신뢰성을 완전히 잃었다며, 공화당 뿐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북한과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업가와 군 장성 출신들로 채워질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수뇌부가 대북정책과 미-한 동맹에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는 전망은 미 행정부 내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틸러슨 지명자 등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북한 문제를 더욱 예측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틸러슨 외에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제임스 매티슨 국방장관 지명자가 모두 중동과 대테러 전문가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입니다.

[녹취: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 “I am not sure whether they know that…it’s very worrisome situation, coupled that with the extremely unstable political situation in South Korea, it is a dangerous moment…”

켈리 전 차관보는 세 외교안보 수장들이 한국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현재 극도로 불안정한 한국 정치 상황과 맞물려 한반도 문제가 더욱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밴 잭슨 전 국방부장관실 한반도 정책자문관은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방식이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밴 잭슨 전 정책자문관] “We could have a grand bargain with Trump and Kim Jong Un together, or we could have preventive strikes against the nuclear facilities. Those are two very different outcomes but both are possible right now.”

잭슨 전 자문관은 분명한 건 트럼프 행정부가 엄청나게 심각한 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란 점이라며, 현재로선 김정은 정권과 (크게 주고받는) ‘그랜드 바겐’이나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예방타격과 같은 상반된 시도를 모두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잭슨 전 자문관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나 틸러슨 지명자 모두 “협상의 달인” 답게 북한 문제를 미-중 관계와 지나치게 결부시킬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녹취: 밴 잭슨 전 정책자문관] “Because, you know, he has reputation as a deal maker that he may see an opportunity to link the North Korea issue to China-U.S relations…”

두 나라에 대한 전략을 독립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상호 연결고리와 흥정할 부분을 발견해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인혼 전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거래(transactional)” 성격의 외교정책을 펼 것으로 보는 이 같은 관측과 관련해, 거래적 정책도 미-한 동맹의 중요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근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차관보] “A transactional policy, you know, can make sense. But I think the transactional policy has to be grounded in some core principles like importance of the alliances and especially importance of the U.S. and ROK alliance.”

잭슨 전 자문관은 틸러슨 지명자가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국 차기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정치화하거나 트럼프 행정부를 노골적으로 폄하할 경우 방위비 부담 요구 등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유세 중 내세웠던 수사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중국과 각을 세우는 데 대해, 북한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인혼 전 차관보는 미국이 전통적으로 지켜온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멀어지면 북한과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얻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차관보] “If we indicated that we were walking away from that One-China policy, this would have negative implications for gaining Chinese cooperation on North Korea.”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두 나라가 무역, 환율 등으로 지나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며, 북한이 외교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폭만 넓혀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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