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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 SLBM 대응수단 고심...핵추진 잠수함 건조론 제기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사진을 25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사진을 25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실전배치에 3-4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면서 한국 군 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은 오는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할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로 북한 잠수함과 미사일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날로 개선되는 북한의 미사일 수준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배치가 확정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로도 SLBM 요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북한이 지난 24일 시험발사해 성공한 SLBM이 지상이나 해상에 떨어지기 직전 고도 50km 상공에서 속도가 음속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한국 군은 마하 8, 즉 음속의 8배 속도로 고도 40-150km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11차례 진행된 사드 시험발사는 모두 단거리인 ‘스커드’와 준중거리인 ‘노동’ 미사일 요격에 집중됐을 뿐 ‘무수단’ 등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은 아직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무수단 미사일과 SLBM의 낙하 속도는 모두 사드의 요격범위에 들어가지만 아직 요격시험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요격률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박창권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박창권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무수단은 대기권 밖에서 고도 낙하할 때 재진입할 때 속도 때문에, 빠르니까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이에 따라 한국 내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도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2월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샌프란시스코호(6천t급)가 한국 해군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자료사진)
지난 2013년 2월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샌프란시스코호(6천t급)가 한국 해군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자료사진)

SLBM을 탑재한 북한의 잠수함이 기지를 빠져 나와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이를 찾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최선의 방법은 적의 기지를 24시간 감시해 유사시 선제타격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상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한국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을 역임한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의 SLBM 잠수함 역량 강화되니까 핵추진 잠수함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 유용한 수단의 하나죠. 제일 중요한 것은 잠수함은 잠수함으로 대항하는 게 적절하니까. 북한의 잠수함이 움직이는 통로에 들키지 않고 조용히 가서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상 상황이 있을 때 선제대응 하는 차원에서는 좋은 거죠.”

한국 해군 대령 출신의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도 북한의 SLBM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국 군에 핵추진 잠수함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과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했습니다. 지난 2003년 4천t급 핵 잠수함 건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지만 언론에 공개되면서 중단됐습니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을 상당 부분 갖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한국이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제조 능력은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 핵심은 원료로 쓰일 농축 우라늄의 확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핵추진 잠수함에는 20-90%로 농축된 우라늄이 원료로 필요하지만 현재 한국에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없습니다.

지난해 개정된 미-한 원자력협정에 따라 양국이 약정을 체결하면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지만 미국이 용인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원자력협정 자체가 ‘평화적 이용’을 강조하고 있고 협정문에도 ‘어떤 군사적 목적도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기돼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이춘근 연구위원/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우리나라는 (기술적으로) 가능한데 그것은 정치적인 이야기라서… 농축 우라늄을 쓰면 좋고 안되면 계속해서 오버홀 해서 쓰면 되는데 성능이 좋으려면 20-90%까지 있으면 좋아요.”

이와 관련해 문근식 국장은 당장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는 길 밖에 없다며 20% 농축 우라늄은 국제적으로 상용되는 만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성묵 센터장은 한국 군의 핵 잠수함 보유는 현재 한국 정부가 비핵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미국의 동의도 필요하다며, 시간이나 절차, 비용 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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