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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 박물관서 장진호 전투 기념비 기공식 열려


27일 미국 버지니아 주 콴티코 시의 해병대 박물관에서 열린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 기공식에서 참전용사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삽을 뜨고 있다.
27일 미국 버지니아 주 콴티코 시의 해병대 박물관에서 열린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 기공식에서 참전용사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삽을 뜨고 있다.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 가운데 하나인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들을 추모하는 기념비 기공식이 미 해병대 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들은 전후 62년 만에 숙원사업이 이뤄지게 됐다며 감격해 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행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녹취: 해병대 박물관 장진호 전투실 방송음]

미 해병대 박물관 내 한국전쟁 기념관의 장진호 전투실에 재현된 당시 전투 소리를 듣고 계십니다.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인 27일, 워싱턴에서 남쪽으로 50 km 떨어진 버지니아 주 콴티코의 해병대 박물관 옆 공원에서 장진호 전투 기념비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행사에는 장진호 전투에서 싸웠던 노령의 참전용사들과 가족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공식을 축하했습니다.

기념비 설립 운동의 산파 역할을 한 리처드 캐리 전 미 해병 예비역 중장은 ‘VOA’에 전후 62년 만에 장진호 전투를 실질적으로 강조하는 기념비의 첫 삽을 뜨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캐리 전 중장] “This is first time it was really really emphasize….”

한국전쟁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치부돼 왔고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들은 자신들이 모두 숨진 뒤에 누가 이 전투를 기억할지 고민해 왔는데 드디어 기념비를 통해 전우들의 숙원사업이 이뤄지게 됐다는 겁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7일 간 미 해병대 등 유엔군이 중공군과 치열하게 격돌한 전투입니다. 미 해병 1사단은 특히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아군보다 10배나 되는 12만 명의 중공군을 상대로 퇴각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유엔군은 중공군 2만5천여 명을 사살했지만 아군 역시 수 천 명이 희생됐습니다. 미 국방부는 아직 장진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채 실종된 병사가 1천79 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은 미 참전용사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한국 정부와 민간의 지원으로 빛을 보게 됐습니다.

이날 축사를 한 한국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VOA’에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민간에서만 건립비 15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현경대 수석부의장] “참전 기념비는 여러 군데 세워져 있었지만 미 해병 1사단의 혁혁한 전공을 기리는 이런 기념비가 처음 세워지는 것은 아주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모금활동에 적극 참여했고 기공식에도 자리를 함께 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것은 하루빨리 통일이 돼서 장진호 호숫가에 이 같은 기념비가 세워지게 되길 기대하고 바로 장진호 전투의 정신이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는 정신이라 생각하고 이 정신에 역사에 기록되길 기대합니다.”

미화 60만 달러가 투입되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건립비가 거의 모아졌고 나머지 비용은 한국 보훈처가 충당할 예정입니다.

기념비 제작을 맡은 해병대 출신 조각가 마크 버드 씨는 ‘VOA’에 2.4 미터 높이의 8각 화강암 위에 고토리 전투를 상징하는 특수제작 된 별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버드 씨] “The monument is going to be 8 feet high of granite stone with 8 sides…”

8각 면에는 유담리와 고토리 하갈우리 등 각 지역의 전투 내용을 담고 그 위에 기념비의 상징이자 자유의 희망을 나타내는 ‘고토리의 별’을 특수철강으로 세우겠다는 겁니다.

버드 씨에 따르면 고토리의 별은 사병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스티븐 옴스테드 예비역 중장이 제안한 것입니다. 이는 당시 고토리에 혹한과 눈보라가 계속 강타한 끝에 구름 사이로 별 하나가 밝게 빛을 비추자 모든 해병대원들이 이를 희망으로 삼아 다음날 성공적으로 적진을 뚫고 퇴각로를 만들 수 있었던 사건입니다.

버드 씨는 “세계 모든 사람에게 비친 ‘베들레헴의 빛’처럼 박물관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어디서나 이 별에서 빛나는 빛을 볼 수 있도록 제작해 자유를 위한 용사들의 희생을 일깨우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리처드 캐리 전 중장은 이 기념비가 유엔군 뿐아니라 당시 미군의 통역 등을 지원했던 800 명의 한국 카투사 요원들, 미군과 함께 흥남에서 철수한 9만 8천 명의 북한 피난민들도 기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진호 전투 참전 당시 해병대 소위였던 케리 전 중장은 장진호 전투 때문에 한국이 생존할 수 있었다며 오늘의 극명하게 대조되는 남북한의 모습은 전우들의 희생이 매우 가치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캐리 전 중장] “North and South have totally different objectives……

북한 독재정권은 주민들이 압제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운데 `선군통치'로 다시 한국을 침략하려 하지만 한국은 자유를 위한 헌신 속에 극심한 빈곤에서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내년에 완공될 기념비를 계기로 통일이 하루빨리 이뤄져 장진호에서 전우들의 넋을 기릴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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