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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합의 실패...한국 "북한, 경직된 자세"


17일 새벽 제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회담을 마친 뒤 한국의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왼쪽)과 북한의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회담장을 떠나며 악수하고 있다.
17일 새벽 제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회담을 마친 뒤 한국의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왼쪽)과 북한의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회담장을 떠나며 악수하고 있다.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가 어제 (16일) 약 1년 만에 재개됐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며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기사 보기] Inter-Korean Talks in Kaesong End Without Deal

한국 정부는 17일 개성공단 공동위원회가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북측이 경직된 자세를 버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의 브리핑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임금이라든지 3통 문제에 있어서 북측이 기존의 경직된 자세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우리 쪽은 임금 문제라든지 그 쪽에서 요구하는 근로 여건 개선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유연한 자세, 입장을 보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쪽의 경직된 자세를 푸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남북은 하루 전 1년여 만에 개성공단 공동위원회를 열고 13시간 가까이 협의를 이어갔지만, 핵심 쟁점인 임금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한국 측은 북한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 인상률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지만 북측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자신들의 주권사항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북한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선결과제인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에 대해서도 5.24 제재 조치의 해제를 요구하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이에 대해 정준희 대변인은 한국 정부는 3통 문제와 근로 여건 개선과 같은 다른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월 최저임금을 5% 이상 인상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3통 문제를 5·24 조치와 연계시키는 것은 공동위의 개최 취지나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는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3통 문제와 임금제도 개선 외에 북측 근로자의 출퇴근 도로와 남북 연결도로 개설과 보수, 또 공단 내 탁아소와 북측 진료소 확충, 임산부와 영유아 대상 보건 의료 분야 지원 등을 북측에 제안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VOA’에 북한이 관심을 보일 만한 공단 내 기반시설 보수 등을 제안한 것은 한국 정부가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그러나 임금 문제와 3통 문제와 같은 핵심 의제에서 양측의 주안점이 달라 협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다음 회의 일정을 잡자는 한국 정부의 제의에도 응하지 않은 채 공동위원회 무용론을 제기하며 회담장을 나섰습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열린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차기 회담 일정은 물론, 남북관계도 당분간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준희 대변인은 북한 역시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공동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공동위 7차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 문제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개성공단의 노동 규정 13개 조항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말 이 가운데 2개 항목을 적용해 3월부터 북한 근로자들의 월 최저임금을 70 달러 35 센트에서 74 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남북은 지난 5월 22일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간 협의를 통해 3월부터 5월까지의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일단 종전 기준대로 납부하되 추후 협의 결과에 따라 차액과 이에 따른 연체료를 적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17일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6차 회의와 관련해 합의 불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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