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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단체 "북한 당국자 앞에서 증언 준비 돼"


새누리당에서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17일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북한 인권 대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17일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북한 인권 대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 발표 1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북한인권 토론회가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어제(17일) 토론회에는 한국에서 전직 고위 관리들과 탈북자들, 전문가 등이 참석해 지속적인 북한인권 개선의 중요성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한 탈북자 단체 대표는 북한 정부가 원한다면 다음달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 지역은 17일 폭설과 한파로 연방정부가 휴무에 들어갔고 대부분의 행사들이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존엄을 회복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하루 종일 워싱턴에 울려 퍼졌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는 이날 오찬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은 한반도의 평화를 여는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문수 전 지사] “북한의 인권 개선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시아 평화,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여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북한인권 개선은 남북관계의 그 어떤 주제보다 우선돼야 합니다.”

국회의원 시절 북한인권법을 한국에서 처음 발의했던 김 전 지사는 북한이 주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될 때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진정한 평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문수 전 지사] “무엇을 위한 화해, 누구를 위한 평화입니까?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고 확산시켜온 우방국들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북한의 인권 개선과 더불어 인권 문제를 이념적, 정치적으로 보는 한국 내 시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의 내구성이 겉보기와 다르게 계속 약화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태효 전 비서관] “I see and I sense that more dangers and uncertainties of Pyongyang…”

북한은 겉으로 안정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위험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김 전 비서관은 그 이유로 정부의 배급이 아니라 장마당에 의존하는 북한 주민들, 한국의 제한적인 대북 지원, 불법 활동 등 현금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북한 정부, 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부패의 심화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 내부에서 정책 실패에 대한 논쟁이 더욱 가열된다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런 과정을 거쳐 통일이 무르익는다면 1백 명도 안 되는 북한 최고 수뇌부는 변화를 거부하겠지만 수 만 명의 당 간부들은 한국 친화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담은 기록영화 상영과 함께 일부 탈북자들의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휴먼 리버티 센터 제작 다큐] “일단 온성단련대에 나가게 되면 여자들만 피검사를 해요. 임산했나 성병왔나...그렇게 검사하고 임신한 사람들은 유산을 시키는데...."

북한 15호 요덕관리소 수감자 출신인 정광일 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족협회 대표는 수용소 내 비참한 현실을 증언하며, 북한 당국의 계속되는 거짓말 공세에 피해자들이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이번 기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북한 당국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믿지 못하고 검증하겠다고 하니까 저를 비롯해서 한국에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북한에 공식 제기하려 합니다. 그럼 당신들이 우리를 검증하라. 우리가 직접 질문에 대답하겠다.”

정 대표는 북한 정부가 증언 제의를 수용하면 당장 다음달에 열릴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 내 피해자들은 이미 합의를 이룬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은 그러나 최근 불거진 신동혁 씨 증언 논란에 우려를 나타내며 진실만이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에 맞설 무기라고 강조했습니다.

20년 가까이 북한인권 개선 운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신 씨 논란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진실한 증언의 힘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한기홍 대표] “본인이 직접 경험한 건지, 이야기를 들은 부분은 어떤 건지, 또 한국에 와서 공부한 것은 어떤 건지가 정리가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신 씨가) 진정한 인권운동가로 다시 바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시험에서 빨리 극복하길 바랍니다. 진실만이 가장 중요한 무기이고 특히 저런 극단주의 전체주의 독재정권을 상대할 때는 진실이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편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와 군사전문가인 조셉 버뮤데즈 씨는 최근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게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특히 최근 폐쇄설이 나왔던 15호 요덕관리소에 대해, 2011년 3월부터 지난 12월까지 촬영한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외관상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22호 회령관리소처럼 북한 당국이 수감자들을 다른 곳으로 몰래 옮기고 농부와 노동자 등 일반인으로 교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에는 적어도 4 개의 정치범 수용소에 8만에서 12만 명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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