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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영변 원자로 매우 낡아, 사고 위험성 높아"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시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시설. (자료사진)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북한 영변 원자로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영변 핵 시설이 세계에서 가장 낡았다며, 위험이 늘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7일 영변 핵 시설의 냉각수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38노스’의 핵 전문가인 닉 한센 연구원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영변의 5 메가와트 흑연원자로가 올해 초 가동을 일시 중단했거나 전력 수준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원자로는 상당한 열을 발생하기 때문에 눈이 쌓일 수 없는데, 지난 2월 9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원자로에 눈이 쌓여 있었다는 겁니다.

‘38노스’는 원자로가 가동을 멈췄거나 전력을 낮췄기 때문에 눈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7월 발생한 홍수로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집중 호우와 홍수로 핵 시설에 물을 공급하는 구룡강의 냉각수 공급관이 유실돼 빨간불이 켜졌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센 연구원은 특히 북한이 임시방편으로 냉각수로와 댐을 급히 만들었지만 이 마저 모래로 만들었기 때문에 홍수가 발생하면 다시 유실돼 냉각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냉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화재가 발생해 사소한 문제로도 방사능이 외부에 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영변 핵 시설의 안전 문제는 최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연설에서 언급한 뒤 크게 부각됐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북한의 영변에는 많은 핵 시설이 집중돼 있는데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 보다 더 심각한 핵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가 낡은데다 화재에 취약한 흑연감속로를 사용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핵 전문가인 제임스 액션 연구원은 7일 ‘VOA’에, 영변 핵 시설의 안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액션 연구원] “there is also no doubt in my mind the reactor…

영변 원자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핵 시설 가운데 하나로, 어느 곳보다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겁니다.

군사전문지인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지난 2월 영변 흑연감속로의 수명이 다했다며, 폐쇄와 재가동을 반복했기 때문에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액션 연구원과 닉 한센 연구원은 모두 영변 원자로의 규모가 작아 박근혜 대통령의 지적처럼 심각한 피해가 수 백 킬로미터 밖의 한국이나 일본까지 광범위하게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신 주변 공기와 강물이 방사능 물질에 오염돼 북한 내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가 전력용이 아니라 플루토늄 생산시설이기 때문에 파괴력이 매우 크다며,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국까지 파장이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강한 폭발력과 열 상승효과를 야기해 방사능 물질이 하늘로 치솟아 먼 곳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미 터프츠대학의 이성윤 교수는 이 때문에 주변국들이 영변의 사고 위험에 반드시 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That’s a serious alternative feature we must…”

이 교수는 특히 영변 핵 시설에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국이 자국민의 안전을 우려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강경 자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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