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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차 핵실험 예고, 과거 핵실험 행태와 유사"


지난해 2월 북한 평양에서 3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해 2월 북한 평양에서 3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예고한 가운데 그동안의 행태가 과거 세 차례 핵실험이 이뤄지기까지 과정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지난 세 차례 핵실험은 모두 비슷한 수순을 밟아가며 이뤄졌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보리가 이를 규탄하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면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발표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핵실험을 강행하는 순서로 진행된 겁니다.

1차 핵실험 땐 2006년 7월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가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같은 해 10월 외무성 성명으로 핵실험을 예고했고 엿새 만에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2차 핵실험 때도 2009년 4월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은하 2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같은 달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채택하자 북한 외무성이 대변인 성명으로 핵실험을 예고했습니다. 핵실험은 이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 이뤄진 3차 핵실험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2년 12월 동창리 발사장에서 ‘은하 3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이듬해 1월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고 결의가 채택된 당일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낸 뒤 다음 달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4차 핵실험을 예고한 이번 외무성 성명이 나오기까지도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지난 달 26일 북한이 노동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뒤 유엔 안보리는 의장 명의의 구두 언론성명을 통해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과거 세 차례 핵실험까지 이른 과정들 대로라면 북한은 앞으로 한 달 안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해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박사는 과거 행태를 미래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지만 북한의 앞으로의 행동에 따라 과거 패턴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속되는 압력에 북한이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일 경우 핵 실험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박사] “북한이 이 보다 더 센 도발을 하면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기 때문에 북한도 나름대로 상황을 계산해가면서 행동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앞으로도 계산하면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의 움직임이 과거 핵실험 당시와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점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북 핵 전문가인 한국 국방연구원의 이호령 박사는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3~4년 주기로 행한 것은 경제적 외교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감행할 만한 기술적 진전을 이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핵실험을 한다면 불과 1년여 사이에 다시 하는 것이어서 이번 핵실험 예고가 압박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이호령 국방연구원 박사] “이번 같은 경우엔 1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고 미사일 시험 발사도 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지난 3월의 노동미사일 두 발 정도인데 이것이 이전의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나 은하 로켓 발사 시험과 비교해 봤을 땐 도발 수위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의 주요 변수로 중국을 꼽으면서 중국의 설득 작업과 핵실험에 대한 단호한 태도 여부가 북한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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