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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북한인권 문제 관심 고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미국 국무부가 표한 '2013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미국 국무부가 표한 '2013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최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지난 달 17일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부터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 정부 분위기부터 살펴보죠. 매우 강경한 발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요?

기자) 네, 국무장관이 앞장서서 북한인권 문제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존 케리 장관은 북한을 악이자 사악한 곳으로 규정한 뒤,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전세계의 큰 관심이 필요하다며,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또, 지난 달 27일 국무부가 ‘2013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강도 높게 비난했는데요, 미국 국무장관이 각국 인권 실태를 발표하면서 북한 상황을 개별적으로 지적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그만큼 미국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의 우즈라 제야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대행도 북한에서 실종과 구금, 고문이 개탄스러울 정도로 만연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의 행동을 과거 나치 독일 정권이나 스탈린의 강제수용소에 비유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보다는 핵 문제에 더 큰 관심을 보여온 게 사실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지난 달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자세히 밝힌 것을 계기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케리 장관도 바로 이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북한인권 문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가장 권위 있고 상세한 공식 문서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바로 그런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의 이 같은 영향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국 언론들인데요, 보고서 발표 때 관련 보도를 자세히 전한 것은 물론이고요, 그 이후에도 사설과 논설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설은 일반 보도와는 달리 언론사를 대표하는 주장과 견해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데요, 주로 어떤 점들을 강조하고 있나요?

기자)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규탄하고 국제사회 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신문은 북한의 인권 유린을 해결하는 방법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 신문은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대상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직접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실적으로 김 제1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보스턴 글로브' 신문이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김 제1위원장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조사위원회의 권고가 이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이 이미 그 같은 방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북한제재 이행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기자) 대북 제재를 강화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하원의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이 지난 해 발의한 ‘ 북한 제재 이행법안'은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 기업, 은행, 정부 등이 미국과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내용인데요, `보스턴 글로브' 신문은 북한의 인권 실태가 낱낱이 밝혀진 지금이야말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한 압박이나 제재 강화와 관련해, 워싱턴 일각에서는 항상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접촉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가요?

기자) 아직까지 그런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대북 대화론자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도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데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 쪽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이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엥겔 의원은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조사위원회 활동을 평가하면서, 조사 결과 밝혀진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국제 법정에 회부해 처벌해야 한다는 위원회 결론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오바마 행정부는 위원회 보고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아직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우즈라 제야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대행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VOA' 기자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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