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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BA 총재 "로드먼 방북, 문화장벽 해소 사례 아냐"


미국의 유대계 인권단체인 사이먼 비젠탈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사진)을 비롯한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6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비난했다.
미국의 유대계 인권단체인 사이먼 비젠탈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사진)을 비롯한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6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비난했다.
미국프로농구 (NBA) 총재가 평양을 방문 중인 전직 미국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그 일행을 비판했습니다. 뉴욕에서는 연방 하원의원과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로드먼의 방북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데이비드 스턴 미국프로농구 (NBA) 총재는 6일 성명을 통해 미국프로농구는 로드먼의 방북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프로농구는 미 국무부의 승인 없이는 로드먼의 방북과 같은 행사에 참가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턴 총재는 특히 "스포츠가 많은 경우 문화장벽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로드먼의 방북은 그런 사례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턴 총재의 이번 성명은 로드먼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8일 미-북 간 친선 농구경기를 하기 위해 미국프로농구 은퇴선수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데 대해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로드먼의 방북이 독재정권의 체제홍보에 이용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유대계 인권단체인 사이먼 비젠탈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은 미국프로농구 은퇴선수협회 (NBRPA) 측과 로드먼 일행의 방북을 비판하는 성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쿠퍼 부소장] “We will be speaking with their leadership…

쿠퍼 부소장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협회 측에 로드먼 일행이 북한의 잔인한 지도자 김정은의 선전물로 이용될 게 분명하다는 점을 알리고, 다른 은퇴선수들이 동참하는 공동성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BA 은퇴선수들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어린 지도자의 선전물이 아니라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 편에 설 것이란 확고한 입장을 밝혀야 하며, 성명을 통해 이를 확인하길 원한다는 겁니다.

[녹취: 쿠퍼 부소장] “We want to make sure that the group…”

쿠퍼 소장은 NBA 전현직 선수들 사이에 “로드먼이 원래 소란을 피우기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평양 방문에 의미를 둘 것 없다” 는 지적도 있다며,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무척 대단한 행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쿠퍼 부소장은 또 NBA는 미국 뿐아니라 국제 선수들이 뛰고 있기 때문에 대표성이 크다며, NBA는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정권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이먼 비젠탈센터와 엘리엇 앵글 미 연방 하원의원,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 그리고 일부 탈북자들은 6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로드먼 일행의 방북을 비판했습니다.

과거 두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앵글 의원은 회견에서 "수용소와 같은 북한에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로드먼이 북한에 가서 농구를 하는 건 나치독일의 히틀러를 점심식사에 초대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연설한 재미탈북연대 조진혜 대표는 ‘VOA’에, 로드먼 일행의 방북은 아무런 명분이 없으며 변화를 향한 북한 주민들의 희망에도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대표] “로드먼 씨가 북한에 가서 농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미안한 말이지만 미친짓이 아닌가? 왜냐하면 자기 가족도, 자기 나라 사람도 자기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죽이고 있고, 자기 나라를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악마같은 사람 앞에 가서 그 사람을 기쁘게 하는 그런 농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로드먼은 앞서 평양 방문이 정치와는 상관이 없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평생 친구' 이며 8일 농구경기는 `농구외교'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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