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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한 영변 핵시설 새 건설 작업'


미국의 북한 관련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지난 3월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성사진. (자료사진)
미국의 북한 관련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지난 3월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성사진. (자료사진)
북한 영변 지역의 원자로 부근에서 굴착과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원자로 재가동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보고서를 내고 북한 영변의 원자로 건물 부근에서 도랑파기 작업이 이뤄진 모습이 위성 관측에서 잡혔다고 밝혔습니다.

IAEA는 도랑파기 작업은 원자로 냉각시스템의 구조 변경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게 맞다면 지난 2008년 폭파한 원자로 냉각탑을 다시 짓지 않고도 원자로를 재가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5메가와트급 흑연 감속로 등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지하기로 하고 이듬해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함형필 박사는 원자로 냉각 방식은 수냉식 공랭식 냉각탑 방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며, 북한이 수조를 이용한 수냉식으로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변의 강물을 끌어들이고 냉각 작업을 마친 물을 다시 배출하기 위해 도랑을 만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IAEA는 이와 함께 원자로 건물과 인접해 새 건물을 짓는 작업도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이달 초 영변 원자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원심분리기 건물의 바닥 면적이 두 배로 확장됐다며, 원심분리기 장착 능력도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었습니다.

IAEA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3월부터 6월 사이에 진행됐고 핵 능력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해 심각한 우려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관련국과 관계기관 등과 협조 아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영태 박사는 북한이 최근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처럼 핵 능력을 키우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영태 통일연구원 박사] “영변 원자로 시설 자체가 나름대로 살아 있는 것처럼 만들어 줘야 일단 6자회담을 하든 뭘 하든 경쟁력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죠, 그런 차원에서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봐야겠죠.”

함형필 박사는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하기 전부터 이미 이런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단순히 협상력 제고에 그치지 않고 핵 개발을 향한 자기의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했고, 전문가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6개월 정도면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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