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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시설 증축, 대미 협상 압박 카드"


지난달 28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성사진. 우라늄 농축 시설로 알려진 건물의 지붕이 두 배로 커졌다.
지난달 28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성사진. 우라늄 농축 시설로 알려진 건물의 지붕이 두 배로 커졌다.
한국에서는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한 데 대해, 미국이 협상에 나오도록 압박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두 배 이상 확장됐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증축된 건물이 핵 무기 연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두 배로 확장된 공간이 추가로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기 위한 것이라면 산술적으로 북한이 보유한 원심분리기는 기존 2천 개에서 4천 개로 늘어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췄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 때문에 원심분리기 시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외형만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정찰 자산을 동원해 관련 동향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추가 설치하려는 의도라면 핵심 부품인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은 외부에서 수입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 하나의 핵심 부품인 베어링은 전략물자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상황에서 외부에서 들여오긴 어렵지만 파키스탄 등으로부터 생산 기술을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 3월 영변 지역의 5메가와트 흑연감속로와 농축 우라늄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공표한 이후 핵 능력을 증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며 미국이 핵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함형필 박사도 증축 사실이 공개되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과의 협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여론이 커지기를 북한이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함형필 국방연구원 박사] “병진 노선 이후에 5메가와트 재가동 움직임이라든지 실험용 경수로 그 다음에 우라늄 시설 증축하는 것 등 그런 것이 모두 자기와 대화하지 않으면 핵 무력이 계속 증강될 수밖에 없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북한이 확장한 공간에 원심분리기 시설을 들여 놓았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미국과의 협상 여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받을 수도 있는 영변 지역에 자신의 주장과 상반되는 시설을 들여 놓은 게 드러났을 때 국제사회의 비난이 더 거세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영변 지역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실험용 경수로용 연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기존 2천 개의 원심분리기로 실험용 경수로가 필요로 하는 연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원심분리기를 설치한다면 또 다시 국제사회를 속인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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