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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정상들, 한반도 상황 우려


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위해 독일 하노바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위해 독일 하노바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주요 국가 정상들이 잇달아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 핵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뉴질랜드 총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개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참사는 동화 속 얘기로 보일 만큼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8일 독일 하노버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습니다. 원자로 폭발로 방출된 다량의 방사성 물질로 인해 수 천에서 수 십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인근 생태계도 파괴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이웃나라인 러시아 역시 우려하고 있다며, 관련 당사국들 모두 진정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지난 수 년간 쌓여온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미룬 것은 아주 중요하고 올바른 행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킬 것을 우려해 이번 주로 예정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트맨Ⅲ의 시험발사를 다음 달로 연기했습니다.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도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는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 도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한반도 안보 불안을 해결하는 데 중국이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키 총리는 8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서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뉴질랜드는 개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키 총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뉴질랜드는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한국을 지원한 자랑스런 역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8일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길라드 총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높이고 오판의 위험을 불러일으키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핵무기 폐기를 논의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밝혔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 3일 영국 ‘텔레그래프’신문 기고문에서,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북한도 최근 3차 핵실험을 단행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핵 억지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이 핵무기 12기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만큼 영국을 포함한 유럽도 잠재적으로 북한의 군사위협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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