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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들이 만드는 화음 '물망초 합창단'


탈북 여성들로 구성된 '물망초합창단'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물망초합창단 홈페이지.
탈북 여성들로 구성된 '물망초합창단'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물망초합창단 홈페이지.

탈북 여성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창단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박은정 기자가 합창단 연습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만드는 화음 '물망초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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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동요부터 가곡까지, 다양한 곡들을 소화합니다. 탈북 여성들로 구성된 물망초 합창단의 노랜데요, 물망초 합창단은 지난해 3월 창단해 이제 1년을 갓 넘긴 합창단입니다. 물망초 합창단을 이끄는 이선주 지휘자는 통일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물망초의 기사를 접하고,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이 합창단을 만들게 됐습니다.

[녹취: 이선주, 지휘자] “미국 가서 94년에 귀국해서, 유학 끝난 다음에 그 때부터 지금까지 지휘를 했다고 보면 되고요, 봉사 지휘를 많이 했죠. 저희 부모님들이 두 분 다 1.4후퇴 때 함경도에서 흥남 부두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피난 오신 분들이고, 늘 제 마음 속에 거기에 대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친정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늘 그러셨어요. ‘네가 음악을 하면 앞으로 때가 되면, 탈북자들이나 북한의 어떤 문화적인 것을 위해서 네가 봉사하게 되길 원한다.’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님께서 일간지에 크게 기사가 난 게 있었어요. <역사의 조난자들을 돕는 작은 산타> 그런 기사를 보고 제가 쇼크를 받은 거예요. 이 물망초를 위해서 기여할 게 있느냐, 그랬더니 합창단을 만들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합창단은 제 전공이고, 그래서 기꺼이 기쁘게 하겠다고, 그래서 제가 먼저 찾아가서 하게 된 거고, 처음에는 합창단이 아니었어요. 열린 학교의 합창 동아리처럼 음악을 통해서 치료받는 그런 개념으로 시작을 했는데, 너무 이 것이 잘 되니까 합창단으로 독립을 한 거죠.”

처음 만들어진 지난해만 해도 화음을 만들 수도 없을 만큼 적은 수의 지원자로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벌써 31 명이 모여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첫 공연에서는 합창단복도 없이 무대에 섰는데요, 지금은 매 공연마다 화려한 예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멋진 치마를 갖춰 입은 단원들에 맞게 이선주 지휘자는 늘, 남성용 예복인 턱시도를 입고 지휘봉을 잡습니다.

[녹취: 이선주, 지휘자] “당연히 턱시도를 입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드레스를 입으니까 예를 갖추는 거요. 대부분이 소프라노 하고, 한 두 마디 정도만 알토를 넣고, 그렇게 해도 틀렸어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정식으로 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 알토의 여성 합창단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거죠.

물망초 합창단은 46살의 막내부터 75살의 큰 언니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단원 3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녹취: 합창단원] “좋지요. 우리들 다 같이 이렇게 모여서 고향의 노래도 하고, 또 남한의 노래도 가요도 이렇게 부르게 되고. 또 우리를 가르쳐주는 지휘자 선생님이랑 반주자 선생님이 심도 있게 잘 가르쳐줘서요, 우리 수준이 1년 동안 정말 높아졌어요. 높은 수준에서 우리가 합창하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요, 오늘 정말 우리가 잘 할 수 있게 됐어요. 우리가 1년동안 노력한 걸 토대로 해 가지고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맺어가지고 전국으로 또 전 세계로 다니면서, 우리가 물망초 합창단의 위용을 펼칠 겁니다. 공연 중에 우리가 기억에 남는 건 많은데요, 특히 우리가 가요를 성악가들이 부르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가 하고 있거든요. 성악가 수준에서 우리가 노래를 하고 있으니까, 정말 자신도 놀랄 정도로 높은 수준에 올라갔어요.”

“저는 메조 소프라노고요, 안산에서 했나, 평통 공연할 때, 우리가 많이 박수 갈채를 받았어요. 뿌듯하고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우리 탈북 여성들이 모든 자부심과 열성을 더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나이도 하는 일도 제 각각이지만 고향을 두고 온 아픔을 가진 공통점으로 모인 합창단원들, 모여서 연습하면서 정도 많이 쌓였습니다.

[녹취: 합창단원] “고향 생각도 많이 나고, 특히 우리 북한 노래도 하며, 또 한국 노래도 하며, 함께 하니까 더욱 좋고요, 한국 분들과 많이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돼서 감사해요.”

아직 생긴지 1년 남짓 된 합창단인 만큼 해외공연이나 큰 무대에 서 본 적은 없지만, 물망초 합창단의 노래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작은 공연장부터 교도소에서의 공연까지 하루하루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는 중인데요, 계속해서 이선주 지휘자입니다.

[녹취: 이선주, 지휘자] “거제도 갈 예정이고, 광양, 지리산 뭐 하여튼 우리 전국을 다 갔다 그럴까? 제주도 하고 울릉도 빼고 다 간 것 같아요. 큰 무대보다 조그만 어떻게 보면 산천 같은 데는 청소년 수련관 같은 데, 조그만 강당에서 해설과 영상이 있는 음악 감상회 같은 거를 해서 클래식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 그런 것도 하고, 그 다음에 교도소, 특히 소년원. 지난 번에는 춘천에 저희가 다녀왔어요. 그래서 영상을 보여주면서, 생각하는 문화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범죄를 저지를 때는 범죄를 저지를 여러분보다 세상의 문화가 잘못 됐다는 그런 얘기와 함께, 강의와 함께 클래식 영상을 보여주는 그런 것도 하고.”

[녹취: 현장음]

물망초 합창단은 탈북민들의 탈북 과정, 혹은 정착 과정에서 겪은 고통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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