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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시 낭송대회 서울서 열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탈북민 시 낭송대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탈북민 시 낭송대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시 낭송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시인 백석의 시를 암송하는 경연을 펼쳤는데요,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민 시 낭송대회 서울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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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의 한 공연장. 시인 백석의 시를 암송하는 시 낭송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아 지난 3월 25일 예선을 거쳐 이번에 본선을 진행하게 된 건데요, 사단법인 물망초의 권용훈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권용훈, 물망초 사무국장] “가장 좋은 심리적 치료방법은 음악치료와 시를 연습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한 30여 분들이 응시해가지고, 우수자들 10 분만 선정해서 본선경연을 했습니다. 고향이라든가, 귀향이라든가 그런 마음을 잘 읽은 시가 백석의 시인데, 낭송을 잘 준비하시면서 고향을 그리는 그런 마음, 향수를 달래기 위한 그런 측면에서 준비를 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녹취: 현장음]

백석 시인은 주로 사투리를 즐겨 사용하면서 향토적인 서정을 감각있게 표현한 작가로 유명한데요, 예선을 거쳐 본선무대에 선 9 명의 참가자들은 귀농 ,고향 등 저마다 좋아하는 백석 시인의 시를 외워 읊었습니다.

[녹취: 현장음]

아홉 명의 참가자들의 경연이 끝나고 드디어 수상자가 발표됐습니다. 대상은 귀농을 읊은 참가자가 차지했습니다.

[녹취: 심동월, 대상수상자] “북한에서 평안남도 북창에서 왔어요, 5년 전에. 와 가지고 사실 시 낭송대회를 한다니까 기뻤어요. 왜 기뻤냐고 하면, 북한에서 젊었을 때 누리던 거 내가 지금 북한에 있다면 할 수도 없는 일인데, 남한에 이 좋은 세상에 오니까 70이 돼도 시를 읊을 수 있다니까 너무 좋았어요. 거기다가 대상까지 받으니까,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남한사회에서 더 정착 잘 하고 통일 위해서 더 노력하고, 이 많은 남한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더 생활을, 앞으로 남는 나이가 얼마 안되지만, 열심히 살겠어요. 백석 시 <귀농>. 왜 <귀농>을 했냐 하면요, 한국에 와 보니까 젊은 청년들이 귀농하는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청년들한테 도움이 좀 되고, 우리 남한의 사람들이 앞으로 도시에서만 살 궁리하지 말고 나가서 농사도 좀 지으면 어떻겠나 해서 귀농을 택했어요.”

최우수상과 우수상, 장려상 수상자도 가려졌는데요, 장려상을 수상한 장영진 씨는 장편소설 ‘붉은 넥타이’를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녹취: 장영진, 장려상 수상자] “저는 북한에 있을 때는 백석 시인에 대해서 몰랐고요, 여기에 와서 백석 시인에 대해서 알게 됐어요. 백석에 대해서 알고 보니까 너무 마음이 짠하고 사진 속 인물이 막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고, 그래서 한 번 백석 시인을 익혀야 되겠다, 그래서 내가 낭독한 거예요. 고향에 대한 생각이라는 시. 그 시가 유일하게 백석 시인이 북한에 가서 발표한 시인데, 제가 그 시를 발표한 건, 여기 계신 이북 분들이 제가 읊은 그 시를 들으면서 고향에 대해서 추억도 하고 그리라는 생각에서 제가 그 시를 선택하고 읊었어요.”

이번 시 낭송대회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데요, 작년에도 참가했다가 이번 대회에 다시 참가한 사람들도 있을 만큼 대회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대회의 심사를 맡은 탈북 작가 도명학 시인, 그리고 김이듬 시인입니다.

[녹취: 도명학, 시인] “올해는, 작년에 한 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준비도 잘 했고, 분위기도 좋고. 백석 시인 역시 남북에서 다 활동을 한, 우리나라가 식민지 시절에 다 불우한 그 과정을 통해서 다 자신들의 애국심과 그런 걸 고취한 시인들이 아닙니까? 그런 측면에서 그런 시인들의 시를 읊으면서 갈라진 조국에 대한 통일의 염원을 좀 더 굳건히 하는 감정을 확대하는 이런 기회가 아닐까 싶어서, 참 좋은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김이듬, 시인] “안정된 태도로 낭송을 다들 잘 했고, 모든 작품을 거의 완벽하게 외워서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 낭독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좀 더 안정을 취할 수 있고, 그리고 시를 통해서 자기의, 백석과 함께 경험했던 어떤 고향에 대한 느낌, 그리고 되살아나는 회상, 그런 것들을 통해서 마음이 좀 더 치유도 되었을 것이고, 활력도 얻었을 것이고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녹취: 현장음]

이번 대회를 주최한 사단법인 물망초는 앞으로도 매년 시 낭송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사단법인 물망초의 권용훈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권용훈, 물망초 사무국장] “또 내년에 하는데, 내년에는 소월 시로 할 것 같은, 준비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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