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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영화감독 신상옥 10주기 추모 행사 열려


지난 9일 서울 종로 낙원상가 허리우드실버영화관에서 열린 '고(故) 신상옥 감독 10주기 추모 행사' 참석자들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 낙원상가 허리우드실버영화관에서 열린 '고(故) 신상옥 감독 10주기 추모 행사' 참석자들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난 영화감독 신상옥 씨의 10주기 추모 행사가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열렸습니다. 신상옥 감독은 196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70년대 말에 납북됐다 1986년에 탈출하기도 했는데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다간 신상옥 감독의 추모식 현장 소식을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현장음]

고 신상옥 감독의 1961년 작품 <성춘향>의 한 장면입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허리우드 실버영화관. 10년 전인 2006년 4월 11일 작고한 고 신상옥 감독의 10주기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신상옥 감독은 1926년에 함경북도에서 태어나 경성중학교와 일본의 도쿄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최인규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한 후 1952년에 영화 <악야>로 감독이 됐습니다. 이후 1953년에 인기 여배우 최은희와 결혼한 후 함께 영화활동을 하면서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는데요, 신상옥 감독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입니다.

[녹취: 신정균, 영화감독] “오늘은 저희 아버지이신 신상옥 감독님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는 날이고요, 이제까지 매년 추모 행사를 가져왔는데, 이번에는 그냥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라 신상옥 감독님과 최은희 선생님께서 후진양성을 위해 만들었던 안양영화예술학교의 졸업생 동문들이 함께 하는 그런 뜻 깊은 자리가 되고요, 이제는 어떤 추모 행사를 벗어나서 조금 더 잔치적인 분위기로 가고 싶고, 미래지향적인 행사로 하고 싶어서 이번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신상옥 감독은 1961년 <성춘향>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을 만들면서 베니스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소개되기도 했고 1963년에는 안양촬영소를 인수해 1966년에는 한국 최대의 영화사였던 신필름을 세워 1970년까지 운영했습니다. 그러던 중 1978년, 홍콩과 동남아,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영화 홍보 활동을 하던 중 그의 아내였던 여배우 최은희가 납북됐고, 6개월 후에는 신상옥 감독도 납북돼, 북한에서 신필름 영화촬영소 총장을 맡으며 영화 <소금>과 <불가사리>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녹취: 신정균, 영화감독] “신상옥 감독님께서 전성기를 구가하시다가 7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서 영화 검열제도라든가 이런 것들에 의해서 신상옥 감독님의 작품이 많이 위축이 돼 있었던 상황에서 북한에 납북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래서 한 8년 간 북한에서 작품 활동을 하셨고.”

1986년 3월 13일,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한 최은희 신상옥은 미국에 체류하다 2000년에 한국에 돌아왔는데요, 한국에 와서도 꾸준한 활동을 하다 2006년 4월에 신상옥 감독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녹취: 신정균, 영화감독] “그리고 이제 탈출하셔 가지고 할리우드에서 잠깐 영화를 만드시고 한국에 오셨지만, 신상옥 감독님의 숙원사업인 칭기즈칸이라는 영화는 끝내 만들지 못하셨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한국과 북한과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든 유일한 영화감독이라는 데는 자부심이 있고요.”

추모식에는 원로배우 신영균, 문희, 신성일 씨 등 영화배우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김세훈 한국영화진흥위원장 등 150여 명이 참여했는데요, 특히 신상옥 감독의 아내이자 그의 작품에 여러 차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배우 최은희 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안양예고 졸업생들의 추모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안양예고 11회 졸업생인 가수 이지호 씹니다.

[녹취: 이지호, 가수] “최은희 이사장님이, 우리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북으로 납치되셨었거든요. 그래도 지금까지 후배들이 잘 이어와 줘서 너무나도 고맙고, 우리 신상옥 감독님 추모제에 후배들이 와 갖고 공연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스럽고, 너무 감사하고 그런 마음이죠. 신상옥 감독님은 가끔 우리 무슨 행사 때 오셔 가지고 말씀하시고, 최은희 이사장님 같은 경우는 늘 학교에서 꽃밭도 가꿔주시고, 우리들한테 엄마 같은 그런 존재셨어요. 그러니까 항상 뭐 소풍 때도 같이 가시고, 우리 재롱 떠는 거 다 보시고. 영원히 못 볼 줄 알았는데, 다시 이렇게 오시니까 너무 좋았고.”

추모식이 열린 장소인 허리우드 영화관은 과거 신상옥 감독이 직접 운영하던 곳이라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요, 이날 추모식에는 일반인 관객들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신상옥 감독의 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녹취: 관객] “이 사람이 59년부터 68년, 70년 초까지는 다 이 사람 영화 아니겠어요? 다 히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뭐.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성춘향>, <연산군> 같은 큰 대작보다도 그런 게 뭐, <상록수> 이런 게 더 괜찮았죠.”

(남북됐을 때도 한창 떠들썩했다고 들었어요. 기억하시나요?) 그럼요, 그 때는 사우디에 취업을 해서 제가 가 있었는데요, 거기서 들었을 때도 분위기가 나빠가지고 일할 때도 조심, 조심했던 기억이 나요.”

“역사에 남을 인물이죠, 영화에 대해서. 용감한 분이야. 북한에서 그렇게 대우해 줬는데도 불구하고, 탈출을 했다는 게 대단한 인물이야.”

“북쪽까지 갔다 오셔서 다시 말년에 그렇게 해 주신 거, 너무 감사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추모식이 열린 종로구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에서는 신상옥 감독의 대표작 13 편을 상영하는데요, 추모식 당일은 1968년 작 <여자의 일생>을 상영했습니다. 또 오는 21일까지 <벙어리 삼룡>, <이별>, <이조여자잔혹사>, <빨간 마후라>,<꿈>등 신상옥 감독의 대표작들을 차례로 상영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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