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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 곡물 수확량 571만t'…이례적 공개


지난 7월 북한 황해도 소흥군의 한 논에서 농부들이 제초 작업을 하고있다.
지난 7월 북한 황해도 소흥군의 한 논에서 농부들이 제초 작업을 하고있다.

곡물 수확량에 대한 공개를 꺼려 왔던 북한이 이례적으로 올 수확량을 외부에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을 선전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각 수매양정성의 김지석 부상은 북한의 올 곡물 수확량이 가뭄 피해에도 불구하고 571만t을 기록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5만t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23일 러시아 관영매체인 ‘러시아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김 부상은 러시아가 북한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밀 2만3천t이 남포항에 도착한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식량 당국의 고위 관리가 공식적으로 한 해 곡물 수확량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올 여름 심각한 가뭄 때문에 수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소폭이라도 늘어났다고 발표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으로 포장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이렇게 발표를 한 적이 별로 없죠. 이게 지금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추정치가 좀 높다는 거고, 이 이야기는 바로 수매양정성 부상이 김정은 정권의 치적으로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저는 그렇게 평가하거든요.”

이에 앞서 한국의 농촌진흥청은 북한의 올해 곡물 수확량을 지난해보다 만t 정도 줄어든 480만t으로 추정했습니다.

권 원장은 양측의 수치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북한은 도정하기 전을 기준으로 한 반면 농촌진흥청은 도정하고 난 뒤의 곡물량을 발표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권 원장은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북한 측 발표가 농촌진흥청의 추정치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원장은 남북한 양측의 발표를 종합해 볼 때 북한의 올 곡물 수확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북한 주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최소 소요량에 근접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전히 최소 소요량 보다 30만t가량 부족하지만 중국에서 수입을 하거나 국제기구의 지원 등을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권 원장은 또 좋지 않은 기상 여건 속에서 이 정도 나마 성과를 거둔 것은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이 농업개혁 조치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포전담당제의 효과로 설명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포전담당 책임제가 바로 김정은의 작품이거든요. 이 효과가 크다고 선전할 가능성이 크고, 이것은 농업 부문의 가장 기본적인 개혁 방향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포전담당제란 3~5 명을 한 단위로 이들에게 일정한 토지 즉, 포전을 줘 수확물 가운데 일부를 농민들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가족영농제와 유사한 제도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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