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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전문가들 “북한, 한국전쟁포로·납북자 즉각 송환해야”


한국 전쟁기념관의 한국전 참전 군인상.
한국 전쟁기념관의 한국전 참전 군인상.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북한에 전쟁포로와 납북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를 지적하면서 이들을 즉각 송환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 6월에 보냈습니다. 유엔은 이 서한과 함께 북한 내 납치나 강제 실종 사례가 없다고 부인하는 북한의 답변을 공개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 4명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중 붙잡힌 한국군 전쟁포로와 강제 이주된 주민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25일 웹사이트에 이들이 공동명의로 북한 정권에 보낸 6월 23일자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서한에는 루치아노 하잔 유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 대표 보고관과 애그니스 캘러머드 유엔 초법적 약식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 오보카타 토모야 현대적 노예제에 관한 특별보고관, 그리고 닐스 멜저 유엔 고문과 잔혹한 비인도적 굴욕적 대우와 처벌에 관한 특별보고관이 서명했습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 서한에서 정전협정이 전쟁포로와 강제 이주된 주민들의 송환을 명시하고 있지만 북한 정부는 송환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은 그동안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피해자 가족의 사연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는 등 전시 납북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나 폴슨 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의 동영상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시나 폴슨 소장] “We have been working with different organizations in South Korea including KWAFU (Korean War Abductees Family Union)…”

유엔인권사무소가 북한의 인권 침해와 관련해 특히 눈여겨 보고 있는 부분이 납북자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와 같은 한국의 민간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간 전쟁포로와 납북자 중 5만명이 송환되지 못한 것으로 인권 전문가들은 추정했습니다.

전쟁 후 이들의 상당수가 귀환 의사를 밝힐 기회가 없었고, 귀환 의사를 밝힌 이들은 약식 처형에 당했다는 겁니다.

또 이들은 광산에서 강제 노역을 하면서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했으며, 그들의 자녀들도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한국전쟁 포로와 납북자를 포함한 “모든 납북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이 친척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최대한 빠른 시한 내에 그들을 송환할 것을 북한 정부에 정중히 요청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공개한 6월 30일자 서한에서 북한은 “납치와 강제실종” 혐의는 적대 세력이 인권을 구실로 북한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해 조작한 상투적이고 야비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려할 가치도 없는 이런 혐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 인권 특사는 VOA에, 북한은 과거부터 늘 인권과 관련한 비판이 불거지면 부인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What they will do and what they have traditionally done when there have been criticisms of North Korea's human rights record, the North Koreans have basically denied that that was the case they deny the claims the charges that have been issued…. And the world is picking on North Korea. Oh poor us, everybody's out to get us, it's sort of contributes to the bunker mentality. That's important for the North Korean regime.”

킹 전 특사는 북한은 전 세계가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북한 정권에게는 이같은 외부를 적대시하는 방어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앞서 지난 5월에는 전시 납북자 34명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청하는 등 현장 방문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북한은 계속 이를 거부하며 국군 포로와 일반 주민들의 납북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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