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한국 평택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지난해 2월 한국 평택에 위치한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미국과 한국 정부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에게 다음달 1일부터 무급휴직을 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한 방위전력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을 하라고 통보했습니다.

한국 정부와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타결되지 않은 데 따른 조치입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5일부터 ‘무급휴직 최종 결정 통지서’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은 무급휴직 인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다음달 1일부터 전체 한국인 근로자 9천여 명 중 절반가량인 4천500~5천여 명이 무급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한미군은 이를 위해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분석을 완료했다며,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의 부재로 불행하게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지서는 “무급휴직의 원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결정됐다”며 “4월 1일부터 무급휴직 기간의 종료가 통지될 때까지 무급휴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무급휴직 동안 비급여·비업무 상태에 있을 것”이라며 “비급여 상태로 자원해서 근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근무지에서 벗어나 있어야 하며 업무와 연관된 어떠한 일도 수행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금이 확보된 남은 자리가 없기 때문에 무급휴직이 결정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해 왔지만 총액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별협정 타결 전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막기 위해 인건비 문제라도 우선 협의하고자 했지만, 미국 측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는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으로 인한 무급휴직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 미화로 약 8억4천600만 달러 중 약 40%인 3천700억원가량이 한국인 근로자 임금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한미군은 앞서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한국인 근로자에게 무급휴직을 사전 통보한 바 있습니다.

한국인 근로자 절반가량의 업무가 중지됨에 따라 주한미군의 전투준비 태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군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하반기 연합훈련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선 연합훈련 자체가 매우 어려워지죠. 그리고 미군 기지도 필수인원들만 활용하게 되기 때문에 기지를 전체 다 활용하기 매우 힘듭니다. 시설도 일부분만 활용할 것이고요. 그렇다면 지금 주한미군이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능들을 제대로 다 할 수 없다는 판단이죠.”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도 “잠정적 무급휴직은 군사작전과 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영향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