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기자문답] 바이든-문재인 공동성명, 무엇을 담았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에서 미-한 동맹의“새로운 장을 열자”고 다짐했습니다. 안보 동맹을 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기후변화, 첨단 기술 협력을 비롯해 대중국 견제’를 내포한 내용까지 공동성명에 담았는데요, 박형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한 정상이 발표한 이번 공동성명은 그 어느 때보다 포괄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공동성명은“미-한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며”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2천 600여자 분량인데, 약 1천 500자였던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첫 공동성명보다 양적으로도 훨씬 늘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현안을 다뤘는데요, 성명 표현을 옮기자면 미-한 동맹은 그동안“진화”했으며 앞으로 더욱더“확장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습니까?

답변) 크게 7가지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미-한 안보 공약과 더불어“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더불어 북한 인권 개선과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 미-한-일 3자 협력의 중요성 등을 밝혔습니다. 또 타이완, 남중국해, 인권 등 사실상 대중국 메시지와 함께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현안, 미얀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어“더 나은 미래를 향한 포괄적 협력”이라는 부제와 함께 기후변화, 코로나 대응, 반도체 등 기술분야 협력, 인적유대 강화, 민주적 가치 강화 등에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관련 내용은 저희 뉴스에서 자세히 다뤘는데요, 그 밖에 주제에서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살펴보죠. 먼저 역내 안보 현안에서‘타이완’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는군요.

답변) 두 정상은“타이완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양안관계를 미-한 정상이 공식 문서에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또‘국제 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남중국해 등에서 항행의 자유 등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인권과 법치 증진’ 같은 표현도 들어갔습니다. 물론 앞선 미-일 정상 성명처럼‘중국’을 직접 거론하거나‘신장 위구르 인권’등 구체적 사안을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중 관계 때문에 대중국 견제 동참에 부담을 느꼈던 한국의 기존 기조보다는 한 발짝 더 나갔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역내 동맹 협의체인‘쿼드’에 대해선“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정도로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역내 다른 부분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지요?

답변) 구체적 사안으로는 미얀마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군부의 폭력 중단, 구금자 석방,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계속 압박하고, 다른 나라에 미얀마로의 무기판매 금지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법 집행, 사이버 안보, 공중보건, 녹색회복 증진 등의 역내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서는 두 나라가‘포괄적인 미-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한다고 발표했죠?

답변) 그렇습니다.“과학·기술 협력, 생산과 관련 재료의 글로벌 확대 등 중점 부문을 포함한 국제 백신 협력을 통해 전염병 공동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다른 나라와 백신 파트너십을 체결한 건 처음입니다. 미국 제약사의 백신을 한국 제조시설에서 생산하는 것이 핵심인데, 민감한 문제인 백신 제조 기술 이전이나 백신 원료 생산 등에 따른‘제한 요소’는 양측이 과학자, 전문가, 정부 공무원으로 구성된‘전문가 그룹’을 발족해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성명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공동회견에서“미군과 정기적으로 관여하는 55만 명의 한국 군인 전원에게 완전한 백신 접종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고요.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또 바이든 대통령이 정책 우선순위로 다루고 있는 기후변화와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서도 양국이 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군요?

질문) 두 나라는“2050년 이내 글로벌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과 2020년대 내 온실가스 배출량 대폭 감축 달성을 위해 국제 공적 금융지원을 이에 부합시켜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또 팬데믹 여파로 인한 반도체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망 확대를 모색하고 있죠. 두 정상이“상호투자 증대 촉진,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자동차용 반도체 칩의 공급을 확대하고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밖에도 전기차 배터리, 청정에너지 분야, 인공지능, 차세대 이동통신(5G, 6G)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과 파트너십을 발전하고 국제 원전사업 공동 참여도 합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삼성과 현대, SK, LG가 25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고 직접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동성명에는 양국 간 인적 유대와‘가치’를 강조하는 대목도 있군요?

답변) 환경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청년 환경지도자들의 쌍방향 교류를 확대하고,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전문가 교류, 특히 여성의 역량 증진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국내외에서 민주적 가치와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배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또“부패 척결, 표현・종교・신념의 자유 보장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또 팬데믹 국면에서 미국에서 논란이 된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도서국 공동체에 대한 폭력”을 규탄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한 동맹이 외교·안보 중심에서 이렇게 포괄적인 분야로 확장하는 배경은 뭐라고 봐야 할까요?

답변) 공동성명에서 일정 부분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두 정상은“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이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코로나 대유행으로부터 기후변화 위협에 이르는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들로 인해 세계가 재편되고 있다”고 현 정세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양국 국민들에게 평화와 번영이 지속되는 협력을 추구”하고 “새로운 시대에 양국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시대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한 동맹의 진화와 확장 의지를 강조한 미-한 정상 공동성명의 주요 내용을 박형주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