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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항 운휴 선박 크게 늘어…"대외무역 거의 없다는 반증"


18일 북한 선박들이 남포 항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18일 북한 선박들이 남포 항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의 국경 봉쇄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대기하는 선박들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8일 북한의 최대 항구인 남포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서는 약 50척의 선박이 발견됩니다.

이 선박들은 모두 주변으로 물결이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인 점으로 미뤄볼 때, 대부분 운항을 하지 않은 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이 선박들은 전날은 물론 수주 전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운항을 하지 않는 ‘운휴’ 상태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남포항에서 대동강변을 따라 평양 방면으로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한 대안항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에서도 약 40척에 달하는 선박이 며칠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서 포착됐습니다.

과거에 촬영된 위성사진과 비교해 보면 북한 선박들의 움직임이 크게 둔화됐다는 사실이 더 분명히 드러납니다.

지난해 12월18일 남포 항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포착된 선박은 12척 정도에 불과하고, 대안항 일대도 올해보다 대략 20척이 적은 선박들이 머물렀습니다.

북한 남포 항을 비교한 위성사진. 2020년 12월17일자 위성사진(위)에 많은 선박들이 촬영된 반면 2019년 12월18일자 위성사진에는 적은 수의 선박이 보인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남포 항을 비교한 위성사진. 2020년 12월17일자 위성사진(위)에 많은 선박들이 촬영된 반면 2019년 12월18일자 위성사진에는 적은 수의 선박이 보인다. 자료=Planet Labs

또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7년에도 남포항에서는 올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척의 선박이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올해 선박들이 해외 운항에 투입되지 못한 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본격화된 올해 초에도 관측됐었습니다. 남포와 대안항 일대에서 과거보다 약 2배 늘어난 100여 척의 선박이 위성 사진에 포착된 겁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영국의 민간단체인 합동군사연구소(RUSI)는 해외에서 활동하던 북한 선박들이 모항인 남포로 되돌아와 운항을 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후 5월부터 운항을 재개한 모습을 보였던 북한 선박들은 8월을 전후해 움직임이 다시 크게 둔화됐고, 그 후 지금까지 이런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VOA는 8월 중순부터 북한 남포와 대안 등의 석탄 항구들의 운영이 중단된 듯 정박하는 선박들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18일 남포의 석탄 항구에는 몇주째 같은 자리를 지키는 화물선 한 척만 발견될 뿐 다른 선박들이 드나든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의 석탄은 유엔 안보리의 금수품이지만, 8월 이전까지 북한의 석탄 항구들에서 하루에도 여러 척의 선박들이 석탄을 선적하는 모습이 꾸준히 관측돼 온 점과는 대조적인 변화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대외 무역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이번 위성사진이 다시금 확인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quite clear I think from Chinese trade data and all the anecdotes and all the North Korean announcements…”

중국의 무역 자료와 내부 소식, 그리고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겠다는 여러 발표 등과 함께 북한의 대외 무역 감소 현상이 분명해졌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이런 상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주목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내년 1월에 북한의 교역량이 다시 증가할 지 여부를 보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고인민회의 등이 예정된 1월, 당국이 국경봉쇄로 인한 고통을 확인한다면 이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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