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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 측 서해훈련 “군사 합의 역행”…한국 “합의 위반 아냐”


한국 공군 F-15K 전투기들이 편대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공군 F-15K 전투기들이 편대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은 최근 한국 군이 서해상에서 벌인 합동훈련을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연례적 방어 훈련이라며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민무력성 대변인은 8일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6일 한국의 공군공중전투사령부와 해군 2함대가 서해 작전구역에서 실시한 방어훈련에 대해 “군사 대결의 극치”라며 9.19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담화는 “합동연습이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던 서해 최대 열점 지역의 공중과 해상에 감행됐다”며 “모든 것이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이전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담화는 또 이번 훈련이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특히 서해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고 한 남북 군사 합의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측 담화에서 언급된 훈련은 지난 6일 한국 공군공중전투사령부가 서해 상공 작전구역에서 해군2함대와 함께 실시한 합동 방어훈련입니다.

당시 훈련은 적 화력 도발과 기습 도발에 대한 대응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실시됐고 공군 주요 전력인 F-15K, KF-16, F-4E, FA-50 항공기 20여 대와 2함대 고속정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연례적 훈련”이라며 “남북 군사 합의를 준수한 가운데 군산 서방 해상에서 실시됐다”고 반박했습니다.

남북 군사합의서는 서해 한국 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한 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 사격이나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도록 명시했습니다.

이번에 훈련이 실시된 군산 인근은 군사 합의에 따라 훈련이 금지된 해역이 아닙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최근 비무장지대, DMZ 한국군 감시초소 총격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북한이 한국 측에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연초에 천명한 대미 정면돌파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김정은의 잠행이 있었잖아요. 그러다가 김정은이 다시 등장했지만 기본노선에는 변화가 없음을 알리는거죠. 그래서 근본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하기 위해서 이렇게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고 평가합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3일 강원도 DMZ 내 한국 군 감시초소에 총격을 가한 사건에 대해 한국 측이 9.19 군사 합의 위반이라며 설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이번 담화에서 ‘모든 게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에 대해, 남북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한국 정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남북정상회담으로 돌파구 마련을 해서 기대했는데 지금 상황은 자신들이 의도했던 결과가 아니다, 이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결국 우회적으로 합의된 것, 자기들이 원하는 남북관계를 달라는 겁니다.”

북한은 아울러 이번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이례적으로 실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대남 비난 담화를 대외매체를 통해 공개했고 대내용 매체에는 좀처럼 싣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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