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4월 중국이 남중국해에 매립한 인공섬에 활주로와 건물이 세워지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 중국이 남중국해에 매립한 인공섬에 활주로와 건물이 세워지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일본과 인도, 호주를 토대로 한 동북아 지역 다자협력체 필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 중국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각기 다른 상황을 들어 실현 가능성은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쿼드’를 통한 미국의 구상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들을 하나로 연합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As you know, the concept of the quad really is to link these traditional American Security partners who have often been really so physically separate…”

오핸런 연구원은 ‘쿼드’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군사적으로 분리돼 있는 미국의 전통적 안보파트너들을 연결하고, 미국이 개별적으로 동맹을 맺은 나라들을 하나로 묶어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동맹들을 연합시키는 데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일본과 한국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따라서 ‘쿼드’는 한국과 일본 등 미국과 개별적인 동맹을 맺은 나라들을 통합해 동맹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겁니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31일 미국-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포럼 연례회의에서 ‘쿼드’를 확대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협력체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엔 강력한 다자 구조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이 지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유럽연합(EU)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4개 나라로 시작하는 건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2기나, 다음 대통령이 탐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비건 부장관은 밝혔습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 부장관이 지난 7월 도쿄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회담했다.

다만 비건 부장관은 이 같은 협의체 구성이 미국의 관점에선 쉬울 수 있겠지만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두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런 구상의 배경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VOA에 최근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이고 있는 행동들을 나열하며, 미국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중국의 부상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China has become more assertive, and really we’ve seen a backlash against Chinese assertiveness…”

중국이 점차 자국의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이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으며, 인도와의 국경 분쟁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 심지어 유럽 등에서의 영향력 확대 시도 등은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중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So you have this, this ideological conflict of free and open democracy free market economy versus authoritarian regimes…”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가간 패권경쟁은 실제로는 ‘이념경쟁’이며,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와, 목적을 위해 뭉치는 권위주의 정권 간의 대결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쿼드’가 직접적으로 중국만 대응한다고 할 순 없지만, 공통의 가치를 지닌 나라들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한다는 관점에선 긍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쿼드’가 장기적으로 ‘나토식 동맹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지정학적 이유 등을 들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쿼드’의 기본구상은 각 나라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런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Of course, it's very sensitive because, in particular, you know each country is different…”

일본의 경우 헌법 개정 문제가 있고, 인도는 미국과 가깝다고 해도 전통적으로 비동맹 중립정책을 고수하는 나라라는 겁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아시아 나라들의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쿼드’를 확대하는 건 생산적인 개념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It's probably also going to intensify the antagonisms between some of these countries and China…”

‘쿼드’는 아시아 나라 중 일부와 중국간 적대감을 심화시킬 것이고, 아시아 나라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나라들이 이 같은 선택지에 놓이길 원치 않을 것이고, 심지어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도 미국과 중국 모두와 생산적 관계를 원하는 점으로 볼 때 피하려 할 것이라고, 오핸런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나토’로 뭉친 유럽 나라들과 아시아의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don't think there's a single Asian country that would accept their current borders as final…”

아시아 나라들은 단 한 곳도 지금의 국경을 최종적인 것으로 수락하지 않을 정도로, 아시아 내에는 여전히 국경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런 영토분쟁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 사이에도 벌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분쟁이 없는 유럽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매닝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나토’식 연합체 구성이 쉽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오핸런 연구원도 나토 회원국들은 냉전시대의 소련과 소련 연합국들의 위협이라는 공통적인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중국이 새로운 위협이라는 주장에는 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은 1940년대 후반 소련이 보인 위협적인 모습에 전혀 근접하지 않은 점이 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쿼드’의 중요성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을 들어보면, ‘쿼드’가 정책 중 하나로 고려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도 과도하게 밀어부치지 않고, 피할 수 있는 분쟁으로 이끌지 않으며, 중국과의 불필요한 ‘제로섬’ 상황을 피한다는 전제에서 ‘쿼드’는 초당적 개념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진 않지만, 행정부 인사들이 동맹을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바이든 후보에 대해선 동맹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라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과거 행정부의 모든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는 우려한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